[단독]오리온스 레더, 팀 이탈 후 미국행 '자진퇴출'

기사입력 2012-11-23 19:05


테렌스 레더가 미국으로 돌아갔다. 구단과 면담 후 스스로 귀국을 결정한 '자진 퇴출'의 촌극이다.

레더는 21일 울산 모비스전을 시작으로 23일 창원 LG전까지 이어지는 원정길에 함께 하지 않았다. 오리온스 선수단은 지난 20일 울산 원정길에 올랐다. 이때부터 레더는 선수단에 없었다.

오리온스 구단 관계자에게 확인 결과 레더는 22일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지난 19일 구단과 면담을 가진 뒤, 스스로 귀국을 결정했다. 이유는 '무릎 상태'다. 국내무대에서만 5시즌을 뛴 레더는 모비스에서 뛰던 지난 시즌 후반부터 무릎 통증을 호소해왔다.

나이가 들면서 무릎 상태가 악화된 게 문제다. 딱히 치료 방법은 없다. 수술 만이 해답이다. 운동을 하면 금세 물이 차오르는 증상이 가장 큰 문제인데, 수술로 물이 차지 않게 막을 수 있다.

하지만 시즌 중에 수술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오리온스는 이미 발목 부상으로 개막 후 3주 뒤에나 합류한 레더를 계속 기다려왔다.

문제는 퇴출 과정이다. 오리온스는 레더에게 먼저 퇴출을 언급한 바 없다. 보통 외국인선수의 퇴출은 구단의 결정으로 이뤄지게 마련이다. 하지만 이번엔 레더 스스로 떠나겠다고 선언했다. 오리온스 측은 2라운드 마지막 2경기를 뛰고 생각해보자고 설득했지만, 막무가내였다.

레더는 SNS를 통해 팬들에게 "구단이 날 퇴출시키려 한다는 말을 들었다"며 훈련을 거부하고, 19일 오전 면담을 신청했다. 실제로 오리온스는 제 몫을 하지 못하는 레더에 대해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하지만 퇴출 결정은 내리지 않았다.

추일승 감독은 "무릎 상태가 좋지 않아 출전시간을 조절해 주기로 했다. 리온 윌리엄스가 잘 해주고 있기에 레더는 10~15분만 뛰어줘도 고마울 따름이다. 윌리엄스도 25~30분 정도 뛸 때 가장 좋은 모습을 보였다"고 외국인선수 둘의 기용방법을 밝힌 바 있다.


구단과 추 감독은 계속해서 레더를 설득했다. 이번주 2경기만 마치고 나면, 외국인선수가 뛸 수 없는 프로-아마 최강전 기간 동안 치료와 재활을 병행할 수 있었다. 하지만 '퇴출'이란 말에 발끈한 레더는 자신의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급기야 레더는 조건을 걸었다. '퇴출 없이 한 시즌을 무사히 마치는 것'을 보장해달라는 것이다. 구단 관계자는 "레더가 조건을 내건 게 사실이다. 하지만 제도상 그런 조건을 걸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 제안을 받아들이지 못하니, 더이상 함께하지 못하겠다고 하더라"고 밝혔다.

가장 속이 타들어 가는 이는 추일승 감독이다. 팀의 중심인 최진수와 김동욱이 잇달아 부상으로 이탈한 데 이어 불완전한 모습을 보이던 레더마저 팀을 떠났다.

23일 LG와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창원실내체육관에서 만난 추 감독은 "본인 스스로 자신의 무릎 상태에 대해 용납이 안 됐던 것 같다. 하지만 함께 하자고 하는데도 팀을 이탈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대체 외국인선수도 마땅치 않다. 원정 오기 직전에 그런 말을 하면 어쩌나. 시간이 없어 대체 선수는 생각도 못해봤다. 우리가 2라운드를 빨리 마쳤으니 이제부터 고민해야 한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창원=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18일 고양실내체육관에서 2012-2013 프로농구 고양 오리온스와 서울 삼성의 경기가 열렸다. 오리온스 레더가 코트에 넘어진 삼성 블랭슨의 공을 뺏기 위해 애쓰고 있다.
고양=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2.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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