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에이스 조성민 "너무 미안해서 웁니다"

기사입력 2012-12-17 07:30


11일 부산사직체육관에서 프로농구 KT와 전자랜드의 경기가 열렸다. KT 조성민이 전자랜드 포웰의 수비를 앞에 두고 골밑슛을 시도하고 있다.
부산=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2.11.11



"너무 미안해서…."

프로농구 부산 KT가 올시즌 팀 최다 5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올시즌을 개막하기 전 6강에 들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은 됐지만 2라운드 후반부터 시작된 하락세가 이렇게 장기화될 줄은 몰랐다.

대형 신인 장재석과 김도수 김현수 쓸만한 자원들이 컨디션 저하와 부상으로 빠진 상태라 좀처럼 돌파구를 찾기 힘든 상황이다.

승부욕이 강한 전창진 감독은 물론 KT 선수들 모두 울고 싶은 심정이다. 가슴을 치고 있는 스승과 선-후배들을 보고 있노라면 속으로 더 울고 있는 선수가 있다.

KT의 주포 조성민(29)이다. 조성민은 명색이 KT의 에이스다. 하지만 그는 최근 2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결장은 올시즌 들어 처음이다.

지난 14일 창원 LG전을 앞두고 아침에 자고 일어나니 오른쪽 발바닥에 염증이 생겼다. 발을 딛지 못할 정도로 통증이 심했다.

16일 전자랜드전에서도 결장했지만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니었다. 당분간 경기가 없으니 오는 20일 경기에는 출전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처럼 큰 부상이 아닌 데도 조성민의 표정은 마치 중병에 걸린 선수같았다. 팀이 위기에 빠졌을 때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죄책감 때문이다.

14일 LG에 패할 때 3점슛 대결에서 완패했고, 16일 전자랜드전에서는 결정적인 3점포에 당했으니 주포 입장에서는 더욱 가슴을 칠 노릇이었다.

그렇다고 조성민이 자신이 빠진 2경기 패배 때문에 이처럼 괴로워하는 것은 아니다. 시즌 개막 전에 팀에 끼친 민폐가 더 큰 원인이다.

조성민은 시즌 개막을 준비가 한창이던 지난 9월 초 갑작스레 왼쪽 골반 통증을 얻는 바람에 일본 전지훈련에 참가하지 못했다.

최근 2년 동안 국가대표에 차출되느라 팀 훈련에 제대로 참여하지 못했던 조성민으로서는 올시즌 만큼은 착실하게 준비하자고 다짐하던 터였다.

지난 5월 아내 윤숙정씨와 화촉을 밝혀 새신랑이 됐지만 불과 1시간 거리인 신혼집을 마다하고 경기도 수원의 클럽하우스에서 살아온 것도 이 때문이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막바지 전술연습을 할 수 있는 전지훈련에 와서 덜컥 부상의 덫에 걸리고 말았다.

조성민은 당시 미안한 마음을 조금이라도 덜기 위해 동료들이 전지훈련에 가 있는 동안 혼자 숙소를 지키며 재활훈련을 했다.

아내 윤씨가 "결혼하고 처음 맞는 시즌인데 달콤한 달콤한 신혼은 사치네요. 내 걱정은 말고 운동이나 열심히 하세요"라며 '접근 금지령'을 내리기도 했다.

그렇게 이를 악물고 올시즌을 준비했던 조성민이다. 아무래도 팀 훈련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까닭에 시즌 초반 부진했던 KT는 1라운드 후반부터 힘을 내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프로-아마 최강전을 전후해 다시 힘이 빠지기 시작했다. 이럴 때 주변에서는 에이스가 위기 돌파 해결사로 나서기를 기대하게 마련이다.

그러나 조성민은 아무런 사전 예고도 없이 자고 일어났다가 불현듯 부상을 얻었다. "난 이래저래 팀에 도움이 안되는 모양"이라며 눈물을 삼킬 만하다.

"별다른 이유도 없이 아프니 답답하다"는 조성민은 "하루 빨리 통증을 날려버리고, 팀의 위기탈출에 힘을 보태고 싶은 마음 뿐이다"라고 말했다.

속으로 실컷 울었지만 단단히 독도 품은 조성민이다. 수렁에 빠진 KT가 마냥 불안해 보이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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