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일 서울잠실학생체육관은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입석까지 가득 찼다. 그리고 만원 관중 앞에서 경기를 펼친 1위 서울 SK와 2위 울산 모비스는 종료 부저가 울릴 때까지 숨 막히는 접전을 펼치며 관중들에게 농구의 묘미를 선사했다.
그렇다면 모비스가 이 날 경기에서 보인 긍정적인 면은 무엇이 있을까? 우선 높이의 완벽한 우위를 들 수 있다. 모비스는 공격 리바운드에서만 18-6으로 앞서는 등 SK를 상대로 제공권의 우위를 선보였다. 특히 센터 라틀리프는 무려 11개의 공격 리바운드를 건져내며 모비스에 제 2, 제 3의 공격 기회를 제공했다.
이처럼 모비스는 9일 경기에서 많은 긍정적인 부분을 남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비스가 SK에 대역전패를 당한 가장 큰 원인은 '체력' 때문이었다. 모비스는 주전들의 체력적 한계로 인해 막판 집중력 싸움에서 밀리며 패하고 말았다.
이 날 모비스 주전 선수들의 경기 초반 슛감은 굉장히 좋았다. 던지면 다 들어간다고 느껴질 정도였다. 하지만 오랜 출장 시간으로 인해 쿼터가 거듭될수록 그 좋았던 슛감은 사라졌고 오픈 찬스에서 쏘는 슛들도 계속해서 림을 빗나갔다.
모비스는 함지훈이 40분 풀타임을, 문태영이 39분 3초, 양동근이 36분 57초, 라틀리프가 34분 30초를 뛰는 등 엄청난 주전 의존도를 보였다. 모비스를 상대한 SK에서는 김선형만 40분 풀타임을 뛰었을 뿐, 박상오가 30분 44초, 헤인즈가 28분 50초, 김민수가 26분 53초 등을 뛴 것과 비교하면 각각의 주전급 선수들의 출장 시간이 거의 10분가량 차이 난 것이다.
그로 인해서 전반에만 12득점을 올린 문태영은 3쿼터와 4쿼터에 총 11개의 야투를 시도해서 모두 놓치는 최악의 야투 성공률을 기록했다. 문태영이 잠깐 빠진 틈에 들어왔던 백업 박종천은 들어오자마자 수비에서 치명적인 약점을 노출하며 SK의 분위기를 살려줬고 유재학 감독은 문태영을 단 57초밖에 쉬게 해주지 못했다.
그리고 주전 선수들의 체력적 한계가 가장 잘 드러난 대목은 종료 1분 전이었다. 모비스는 종료 1분여를 남기고 70-68로 앞서 있었다. 그리고 그 때부터 경기가 종료 될 때까지 총 3차례의 오픈 찬스를 잡았다. 하지만 함지훈의 미들슛 실패를 시작으로, 양동근의 3점슛, 그리고 마지막 순간 양동근의 2점슛까지 모두 림을 빗나갔다.
3차례의 공격 모두 완벽한 패턴과 작전에 의해 SK 수비를 따돌리고 오픈 찬스를 만들었지만 양동근과 함지훈의 슛은 모두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평소의 양동근이라면, 평소의 함지훈이라면 최소 하나쯤은 성공 시킬 수 있었지만 풀타임에 가깝게 활약한 그들의 체력은 이미 바닥을 치고 있었다. 그리고 결국 모비스는 패했다.
두터운 선수층을 자랑하는 SK에 패한 모비스가 남은 정규시즌, 더 나아가 플레이오프에서 SK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주전들에 대한 의존도를 반드시 줄여야만 한다. 주전들의 경기력만을 따지면 분명 모비스는 SK에 뒤지지 않지만 지금의 주전 의존도로는 39분을 이기더라도 마지막 1분에서 무너질 수밖에 없다. 모비스로써는 1위 SK와의 맞대결을 통해 많은 장점을 확인함과 더불어 백업 선수들의 활용 방안이라는 가장 큰 숙제도 확인한 것이다. 2위 모비스는 과연 이 숙제를 어떻게 풀어나갈 수 있을까?
<홍진표 객원기자, SportsSoul의 소울로그(http://blog.naver.com/ywam31)>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