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강 노리는 KT의 또다른 고민 두가지

최종수정 2013-03-04 06:10

28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2012-2013 프로농구 안양 KGC와 부산 KT의 경기가 열렸다. 안양에서의 마지막 경기를 앞둔 부산 서장훈이 안양 김성철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있다.
안양=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3.02.28/



'어찌하오리까.'

바람 잘 날 없는 부산 KT다.

KT는 올시즌 프로농구 정규리그에서 6강 플레이오프 진출 목표를 다짐하고 있다.

한때 불거진 6강 고의탈락 의혹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순리대로 6강 진출을 도모한다는 게 전창진 감독의 구상이다.

하지만 시즌 내내 부상 선수가 너무 많아서 '베스트5'를 제대로 가동한 적이 없었고, 외국인 선수 가동능력에서는 제스퍼 존슨을 제외하고 교체하는 선수마다 부상이거나 기량미달이었다.

여기에 고의탈락 의혹의 대상에 오르내리기도 했으니 안팎으로 어수선한 시즌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

이제 부상병동의 선수단 상황에 관계없이 6강에 매진하기로 가까스로 분위기 정리에 나섰다. 하지만 막상 6강을 노리자니 또다른 고민이 생겼다.

이른바 서장훈 은퇴식과 제스퍼 존슨 딜레마다.


'국보센터'를 그냥 보낼 수 없는데…

올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예고한 '국보센터' 서장훈은 그동안 여러차례에 걸쳐 조용히 떠나고 싶다는 뜻을 나타냈다. 그래서 서장훈은 요즘 원정경기를 할 때마다 상대팀 코칭스태프와 후배 선수들에게 일일이 작별인사를 미리하는 중이다. 서장훈은 "KT가 말년의 나를 1시즌이라도 받아준 것만도 고맙다. KT의 레전드도 아니고 은퇴식 같은 거 없이 조용히 떠나겠다"고 말한다. 하지만 KT 구단의 생각은 다르다. 명색이 한국 프로농구사의 살아있는 역사인 서장훈의 마지막 길에 그냥 보낼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국농구연맹(KBL)이 챙겨주지 못할 망정 마지막 소속팀에서라도 정식 작별인사를 할 수 있는 이벤트를 마련해야 겠다는 것이다. 거창한 은퇴식은 아니더라도 정규리그 마지막 홈경기에서라도 서장훈을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싶다. 앞으로 남은 KT의 홈경기는 공교롭게도 정규리그 최종 마감일인 19일 KCC전밖에 남지 않았다. 한데 6강이 애매한 변수로 떠올랐다. 6강에 진출하게 되면 홈경기를 최소한 1차례 더 치를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19일 정규리그 최종전때 공식 은퇴식을 치른 선수가 6강 PO 경기에서도 뛸 자격이 주어지는지 아직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그동안 이같은 전례가 없던 까닭이다. KT 구단은 금명간 KBL에 유권해석을 요청할 생각이다. 6강에 진출해서도 걱정이 없어지는 게 아니다. 6강 PO는 선순위팀 홈에서 1, 2, 5차전, 후순위팀 홈에서 3, 4차전을 치르게 돼있다. 3전패를 하면 몰라도 4, 5차전까지 이어지게 되면 홈에서 은퇴식을 거행하는 게 애매해지는 것이다. 결국 형식적인 은퇴식을 치르고 원정경기를 뛸 수 있도록 KBL과 상대팀의 양해를 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존슨을 쉬게 하고 싶지만…

전창진 KT 감독이 요즘 가장 미안하다며 입에 달고 다니는 이가 외국인 선수 존슨이다. 존슨은 KT의 또다른 외국인 선수가 시즌 내내 신통치 않았던 까닭에 고군분투를 밥먹듯이 해왔다. 특히 기량이 크게 떨어지는 라이언 라이트가 들어온 이후 거의 매경기 풀타임을 뛰다시피하고 있다. 올시즌 전체 외국인 선수 평균 출전시간 랭킹에서도 리온 윌리엄스(오리온스·31분14초)에 이어 2위(29분55초)를 차지하는 존슨이다. 그랬던 그가 시즌 막판에 출전시간이 부쩍 늘었으니 강철이 아닌 이상 체력이 바닥을 보일 수밖에 없다. 전 감독은 "좀처럼 불편함을 호소하지 않던 존슨이 요즘에는 쉬게 해달라는 말을 대놓고 하지는 못하고 경기 중에 힘들다는 말을 자주 한다. 그래서 더 미안하다"고 말했다. 용병 2명을 번갈아 투입할 수 있으니 라이트를 기용해 존슨의 체력을 안배해주면 되는 것 아니냐고 주변에서 말한다. 그러나 KT는 "그런 말은 집에 쌀밥 먹을 형편이 안된다고 하니까 그러면 빵 사먹으면 되지 하는 철없는 소리와 같다"고 말한다. 우선 썩어도 준치같은 존재가 존슨이다. 6강에 진출하기로 목표를 정한 이상 존슨이 체력적으로 힘들더라도 라이트를 기용하는 것보다 승산이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지친 존슨보다 라이트가 큰 도움이 안된다. 괜히 라이트의 출전시간을 늘렸다가 1승리 소중한 시즌 막판을 망칠 수 없는 노릇이다. 여기에 괜한 오해도 사기 싫다. 전 감독은 "안그래도 6강 고의탈락으로 말이 많은데 라이트를 기용하는 순간 KT가 경기를 포기했다고 또 입방아가 나올 게 아니겠느냐"고 꼬집었다. 구더기 무서워 장 못담그는 것 같지만 여전히 남아있는 의혹의 눈초리가 싫어서라도 존슨을 끌고 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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