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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지훈이 부상을 당했다는 소식이 들려올 때만 해도 울산 모비스에게는 큰 위기가 찾아올 것으로 보였다. 그 이유는 이번 시즌 울산 모비스 공격의 시발점이 바로 함지훈이었기 때문이다. 모비스는 공격 상황에서 가드들이 함지훈에게 공을 투입해주면 함지훈이 수비수를 몰아놓고 어시스트를 해주거나 그것이 여의치 않을 경우 함지훈이 직접 해결하는 공격 패턴을 주로 사용했다.
문태영, 김시래는 물론이고 그동안 함지훈과 함께 뛸 때는 전혀 시너지를 내지 못하던 선수들이 동반으로 살아나고 있는 가운데 선수 개개인의 활약을 떠나 팀 기록을 살펴봐도 모비스는 굉장히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 대표적인 것이 바로 '스피드'다.
스피드 못지않게 향상된 것이 또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모비스의 이번 시즌 최대 약점으로 자리 잡았던 '3점슛'이다. 3점슛 능력은 있지만 3점슛을 가급적 시도하지 않는 문태영과 함지훈이 동시에 뛰면서 모비스는 시즌 내내 3점슛 가뭄에 시달렸다. 박구영이나 박종천 등 3점에 특화된 슈터들은 제대로 된 기회조차 잡지 못했고 기회가 주어지더라도 떨어진 슛 감각으로 인해 좀처럼 만족스러운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하지만 문태영이 파워포워드로 이동함에 따라 기존에 문태영이 뛰던 포지션에 자연스레 슈터가 가세하게 됐고 모비스의 3점포 가뭄은 말끔하게 해결됐다. 함지훈 부상 이전에 치른 7경기에서 모비스의 경기당 3점슛 성공 개수가 3.3개에 불과했던 반면 함지훈 부상 이후에 치른 7경기에서 모비스는 경기당 5.3개의 3점슛을 성공시키고 있다. 경기당 무려 2개가량이 늘어난 것이다.
이처럼 최근 들어 스피드와 3점슛이 크게 향상되면서 모비스의 공격력은 이 전보다 훨씬 더 강해졌다. 함지훈 부상 이전에 치른 7경기에서 평균 76.7득점을 기록하던 모비스는 함지훈 부상 이후에 치른 7경기에서 무려 평균 83.0득점을 기록중이다.
그렇다면 함지훈의 부상 결장으로 가장 고심했던 부문인 '높이'와 '리바운드'는 어떨까? 모비스는 함지훈의 부상 결장 이전에 치른 7경기에서 경기당 35.4개의 리바운드를 잡아냈고 상대팀에 28.1개의 리바운드를 허용했다. 반면에 함지훈 부상 이후에 치른 7경기에서는 경기당 34.9개의 리바운드를 잡아내고 있으며 상대팀에 26.3개의 리바운드를 허용하고 있다.
함지훈이 빠지면 높이에서 열세에 놓일 것이라 예상됐던 모비스지만 재미있게도 문태영이 이 전에 비해 더욱 적극적으로 리바운드에 가담하면서 높이의 열세를 전혀 느끼지 못하게 만들고 있다. 이 전에 비해 리바운드의 득실 마진이 오히려 더 높아진 모비스는 함지훈이 없는 상태로 토종 센터 최부경이 버티는 SK에, 이동준이 버티는 삼성에 모두 승리했다.
함지훈이 부상으로 결장한 7경기에서 그 전에 치른 7경기보다 훨씬 더 나은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는 모비스. 함지훈이 빠진 상태에서 모비스 팀 자체가, 그리고 그동안 부진했던 선수들이 더욱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은 이번 시즌 유재학 감독이 구상했던 '함지훈 위주'의 농구가 잘못됐었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는 것이라 볼 수 있다.
함지훈은 분명 뛰어난 기량을 지닌 선수다. 그리고 모비스가 플레이오프에서 우승을 노리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선수다. 단기전에서 '높이'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무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함지훈이 복귀한 이후에 모비스가 다시 함지훈으로부터 파생되는 농구로 회귀한다면 모비스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함지훈을 활용하되 이 전과는 다른 방향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찾아야 하는 것이 플레이오프 우승을 노리는 모비스에게 내려진 마지막 숙제다.<홍진표 객원기자, SportsSoul의 소울로그(http://blog.naver.com/ywam31)>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