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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1, 2차전을 모두 가져간 팀이 우승했던 확률이다. 우리은행이 삼성생명과의 챔피언결정전 1, 2차전을 모두 잡아내며 통합우승을 눈앞에 뒀다. 우리은행이 19일 열릴 3차전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릴지 장담할 수는 없다. 하지만 확률상, 분위기상 삼성생명이 시리즈를 역전하는 모습을 상상하기는 쉽지 않다.
재미있는 관계다. 티나는 노장이다. 해리스가 플레이오프에서 상대했던 로빈슨(신한은행)에 비해 키도 작고 운동능력도 떨어진다. 키 차이만 거의 10cm가 난다. 단순한 조건과 기량을 놓고 봤을 때 해리스가 밀릴 매치업이 아니다. 하지만 티나를 상대로는 적극적으로 공격을 하지 못한다. 얼굴에 긴장한 표정도 가득하다.
바뀐 플레이오프 제도의 수혜자 우리은행
여자프로농구는 이번 시즌부터 플레이오프 제도를 변경했다. 1-4위, 2-3위 팀들이 4강 토너먼트를 펼치는 방식에서 하위팀들끼리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를 거쳐 정규리그 우승팀과 챔피언결정전을 치르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차분하게 챔피언결정전을 기다리는 1위 팀이 체력적으로 이익을 볼 수 있으나, 경기감각에서 손해를 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이번 챔피언결정전을 통해 나온 결과는 체력적인 우세에 훨씬 이득이 크다는 것이다. 삼성생명 선수들은 준플레이오프 2경기, 플레이오프 3경기를 치렀다. 큰 경기답게 모두 혈전이 이어졌다. 일각에서는 "플레이오프 후 3일을 쉬었으니 충분히 체력이 회복되지 않았겠느냐"고 하지만 전문가들은 "경기를 통해 누적된 피로는 그렇게 쉽게 풀리지 않는다"고 잘라말한다.
우리은행쪽에서도 조심스럽게 이를 인정하는 분위기. 위성우 감독은 "1, 2쿼터에서는 차이가 안난다. 하지만 3, 4쿼터에서는 삼성생명 선수들의 움직임이 확실히 느려졌다"고 평가했다. 경기를 뛰는 선수들도 마찬가지. 박혜진은 "우리은행 언니들이 체력적으로 힘들어하는게 느껴진다"고 밝혔다.
삼성생명은 이미선, 박정은 등 주축선수들의 나이가 많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우리은행 농구는 강력한 압박수비를 통해 상대의 체력을 빼놓는 스타일이다. 우리은행 선수들은 "우리도 힘들지만, 우리가 힘들면 상대는 더 힘들 것이라는 생각으로 뛴다"고 입을 모았다.
챔프전 초보들 맞아? 우리은행 선수들의 위력
보통 프로선수들은 "정규리그 경기 때도 코트에 나서기 전에는 긴장이 되서 죽을 지경"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팀의 한 시즌 운명이 걸린 챔피언결정전을 앞두고는 오죽할까. 여기에 큰 경기 경험이 없는 선수들이라면 그 긴장감은 상상 이상의 압박으로 다가올 것이다.
주목할만한 점은 주축 선수들 중 챔피언결정전이라는 큰 무대에 서본 선수가 거의 없다는 것. 식스맨으로 뛰고 있는 슈터 김은혜와 가드 김은경이 2006년 겨울리그 우승 당시 당시 활약한 정도다.
하지만 이번 챔피언결정전에 임하는 우리은행 선수들의 플레이를 보면 그런 긴장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정규리그 경기를 치르 듯 편안하고 차분하게 뛰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보통 긴장한 선수들의 플레이를 보면 어이없는 실책을 저지르거나 슈팅 밸런스가 무너지는 모습을 자주 연출한다. 자기도 모르게 몸에 힘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은행 선수들은 달랐다. 특히, 챔피언결정전은 커녕, 플레이오프 경험도 없는 신인급 선수들인 박혜진, 이승아의 활약이 돋보인다. 팀의 운명을 좌지우지 할 수 있는 가드라인을 책임지고 있는 두 사람이 기복없는 경기력을 보여줘 우리은행이 손쉽게 2경기를 챙길 수 있었다.
물론, 선수들은 "우리도 긴장되고 떨린다"고 말한다. 하지만 플레이를 지켜보는 사람들이 그걸 느끼지 못한다면 그만이다. 그만큼 체력에서, 기량에서 상대를 압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우리은행 선수들 전체에 퍼져있는 것은 아닐까.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