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스-KGC 운명의 4차전, 딜레마 전쟁

최종수정 2013-03-27 06:58

26일 고양실내체육관에서 2012-2013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3차전 고양 오리온스와 안양 KGC의 경기가 열렸다. KGC 파틸로가 오리온스 최진수와 테일러의 사이를 뚫고 날아올라 골밑슛을 시도하고 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오리온스가 반격의 1승을 거뒀다. KGC가 2승1패로 여전히 앞서 있지만, 이제 승부는 알 수 없게 됐다.

그들이 4강 티켓을 거머쥐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뭘까. 1~3차전을 통해 고스란히 드러난 문제점. 공교롭게도 쉽게 풀기 힘든 고민들이다.

오리온스는 '숙련도 딜레마'가 있고, KGC는 '파틸로 딜레마'가 있다. 한마디로 이들 6강 승부는 '딜레마 전쟁'이다.

숙련도 딜레마

오리온스 추일승 감독은 "숙련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복잡한 공수의 패턴이 오히려 독이 된다. 심플하게 농구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고 했다.

오리온스의 숙련도는 떨어진다. 이렇게만 말하면 매우 추상적이다.

대표적인 예를 들어보자. 지난해 4강 플레이오프에서 모비스는 1승3패로 동부에게 패했다. 당시 모비스는 함지훈이 군에서 제대, 손발을 급히 맞춘 상황. 반면 동부는 김주성과 윤호영, 로드 벤슨이 2년 연속 호흡을 맞추면서 팀워크가 엄청나게 탄탄했다. 결국 그 벽을 넘지 못한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확실히 공수에서 호흡이 다르다. 눈빛만 보면 할 수 있는 플레이를 동부가 한다"고 했다.

이것이 숙련도다. 오리온스는 공수에서 조화가 떨어진다. 그것이 수비조직력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공격 패턴의 세련됨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오리온스 '빅3'는 올 시즌 결성됐다. 전태풍 김동욱 최진수는 라인업 자체로만 보면 매우 매력적이다. 기술이 뛰어나고, 신체조건 또한 우월하다. 여기에 올 시즌 최고 외국인 센터로 꼽히는 리온 윌리엄스가 결합하고 있다. 하지만 숙련도가 많이 떨어진다.

KGC는 반면 뛰어난 수비력을 가지고 있다. '디펜딩 챔피언'의 자신감이 녹아있다. 이런 KGC의 강한 수비를 만나면서 공격은 매우 단순해졌다. 리온 윌리엄스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심해졌다. 기본적으로 전태풍과 윌리엄스의 2대2에, 최진수 김동욱의 내외곽을 휘젓는 플레이가 가미될 때 절정의 파괴력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못한다.

수비 역시 마찬가지다. KGC 역시 만만치 않은 라인업이다. 때문에 대인방어와 지역방어를 상대의 공격에 맞춰 적절히 혼용하는 유연함이 필요하다. 하지만 오리온스는 그렇게 하지 못한다. 기본적으로 수비력이 떨어지는 부분도 있지만, 순간순간 호흡이 제대로 맞지 않는 부분이 가장 크다. 결국 추일승 감독은 플레이오프를 대비, 많은 공수의 패턴을 준비하고도 쓸 수가 없다.

이런 숙련도를 높히기 위해서는 시간이 많이 걸린다. 올 시즌 이 부분을 올리기 위해 오리온스는 많은 고민을 했다. 하지만 김동욱 최진수가 돌아가면서 부상을 당해, 손발을 맞출 시간이 많이 부족했다. 결국 절체절명의 승부인 플레이오프에서 약점을 보이고 있다. 오리온스는 공격 위주의 라인업을 가져가고 있다. 공격에 능한 선수들이 많기 때문이다. 공격으로 KGC의 견고함을 넘어서겠다는 계산이다. 하지만 공격의 다양함을 가져가기 힘들다. '빅3'의 시너지 효과가 필요한데, 제대로 어우러지지 않는다. 숙련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4차전에서도 이 고민을 해결할 수는 없다.

파틸로 딜레마

한마디로 KGC 외국인 선수 파틸로는 '양날의 칼'이다.

뛰어난 탄력과 공격력을 지녔다. 하지만 그 공격력이 경기를 지배하진 못한다. 효율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3차전에서 극명하게 드러냈다.

2쿼터 초반 교체투입된 파틸로는 4차전 경기 자체를 사실상 망쳤다. 7차례의 공격을 시도했지만, 5개의 슛을 던졌고 단 3득점. 문제는 팀동료들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맹목적인 1대1 공격이었다는 점이다.

결국 파틸로의 플레이는 경기 전체의 흐름에 악영향을 미쳤다. 파틸로가 놓친 공격권은 그대로 오리온스의 속공으로 연결됐다. 결국 1쿼터 접전이던 경기흐름이 2쿼터 13점 차 오리온스 리드로 바뀌었다.

하지만 문제는 파틸로를 쓰지 않을 수 없다는 데 있다. KGC는 플레이오프 6강에서 키브웨를 중용하고 있다. 하지만 키브웨만으로는 부족하다. 골밑 포스트업 능력이 좋지 않은 키브웨는 골밑 득점력이 그리 좋은 편이 아니다. 세부적인 2대2 공격을 만들어야 키브웨를 공격에서 써 먹을 수 있다. 오세근이 없는 상황에서 이런 부분은 KGC의 가장 큰 약점이다.

때문에 체력적으로 부담스러운 후반전, 파틸로의 공격력이 KGC에게는 필요하다. 하지만 언제 어디로 튈 지 모르는 플레이가 있다. 플레이오프에서 전력은 백짓장 차이다. 단 한 순간의 실수로 경기흐름이 요동친다. 때문에 파틸로를 기용하는 것은 매우 부담스럽다.

두 팀은 접전 상황이 많았다. 1, 2차전은 견고함의 우위를 지킨 KGC가 이겼고, 3차전은 파틸로의 동네농구로

오리온스가 반격의 1승을 거뒀다. 4차전은 너무나 중요하다. 말할 필요가 없다. 딜레마 전쟁의 절정이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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