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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농구는 몇해 전부터 국제대회만 열렸다하면 상대가 어떤 새로운 '신무기'를 장착하고 나올 지가 관심거리가 됐다. 여기서 신무기는 다름 아닌 귀화선수다. 특히 높이가 약점으로 지적돼온 아시아에선 귀화선수가 유행 처럼 퍼져 있다.
혼혈 선수와 피부색이 완전히 다른 귀화 선수는 적지 않은 차이가 있다. 2012~13시즌 SK 나이츠를 정규리그 챔피언으로 이끈 애런 헤인즈(미국) 같은 외국인 선수가 태극마크를 달고 국가대표로 출전하는 것과 같다.
이번 대회에도 이승준과 레이드를 뺀 7명의 귀화선수가 출전한다. 카타르의 자빈 헤이즈(1m98, 포워드) 대만의 퀸시 데이비스(2m3, 센터), 필리핀의 마커스 다우잇(2m4, 센터), 카자흐스탄의 제리 존슨(1m83, 가드), 바레인의 체스터 자일스, 요르단의 지미 박스터(1m93, 포워드), 일본의 JR사쿠라기(2m3, 센터) 이렇게 7명이다.
헤이즈는 NBA 출신으로 2010년까지 뛰었고, 이스라엘, 러시아, 터키리그 등을 경험했다. 포워드와 슈팅가드를 보는데 폭발적인 득점력이 돋보인다. 데이비스 같은 경우 한국이 이번 대회를 앞두고 실전 점검차 출전했던 대만 존스컵을 통해서 알게 된 선수다. 한국 대표팀은 데이비스의 출전 여부를 현지에서 알았다고 한다. 데이비스는 한국전에서 26득점, 17리바운드로 맹활약했고, 한국은 60대73으로 완패했다. 대만에 진게 아니라 미지의 데이비스에게 무너진 것이다.
NBA 출신 사쿠라기는 2007년 일본으로 귀화해 이미 국제무대에서 낯익은 선수다. 2010년 필리핀으로 귀화한 다우잇은 국내프로팀 오리온스에서 뛴 경험이 있다. 카자흐스탄의 경우 골밑에서 밀리지 않는다고 판단, 가드 존슨을 귀화시켰다.
이런 귀화를 하는 첫 번째 목적은 경기력을 단숨에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5명이 하는 농구의 특성상 걸출한 선수 1명의 활약 여부에 따라 경기 승패가 좌우될 수 있다. 그러다보니 자국 선수들의 기량이 떨어지는 취약 포지션에 낯선 피부의 외국인 선수가 같은 유니폼을 입고 뛰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한국은 지금까지 혼혈 선수의 귀화 단계에 머물러 있다. 일부 팬들은 한국도 이제 다른 나라 처럼 피부색이 완전히 다른 외국인 선수의 귀화를 추진할 때가 됐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국 대표팀의 국제경쟁력만 놓고 보면 귀화를 추진하는게 맞다. 하지만 국내 농구인들은 국민정서상 아직 피 한방울 안 섞인 선수를 귀화시키는 것은 맞지 않다고 보고 있다. 국내축구판에선 지난해 초 브라질 국적의 에닝요를 국가대표로 뽑기 위해 귀화 작업을 추진하려다 반대에 부딪혀 실패한 경험이 있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3위 이내에 들어야 2014년 스페인 농구 월드컵에 출전할 수 있다. 한국 남자농구의 국제 경쟁력은 떨어진다. 1990년대 후반 이후 2000년대 계속 내리막을 탔다. 좀처럼 세계대회에 나가지 못하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 대표팀의 성적에 따라 귀화선수 문제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벌어질 수 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