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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농구에서 최강? 아직 멀었다."
이번 대회 기간 동안 최다관중(5179명)이 모인 체육관에서 폭발적인 응원을 받은 이가 있었다.
고려대 1학년 새내기 이종현(2m6)이다. 이종현은 그동안 농구판에서 당장 프로농구에 진출해도 통할 것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를 본 프로 구단 관계자들은 이종현에 대해 전희철(SK 코치)과 김주성(동부)을 합쳐놓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전성기 시절 포워드의 정석 기량을 보유한 전희철이 김주성만큼(2m5) 키가 큰 것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은퇴한 '국보센터' 서장훈(2m7) 부럽지 않은 골밑 장악력에, 전희철 김주성의 능숙한 로포스트 플레이 기술을 겸비했기 때문이다. 한 관계자는 "이종현은 대다수 센터들이 구사하기 힘든 상대 수비수 앞에서의 터닝 페이크 동작과 언더스로슛도 할 줄 안다"면서 "차기 신인 최대어로 각광받는 경희대 김종규보다도 더 나은 것 같다"고 극찬했다.
모비스 유재학 감독의 평가는 냉정했다. 하지만 지난 시즌 모비스의 챔피언 등극을 만들었고, 한국 대표팀의 16년 만에 세계선수권 진출을 이끄는 등 '만수'라고 불리는 유 감독이다.
지금까지 이종현이 뛰었던 무대에서는 '괴물'이라고 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것이다.
유 감독은 "이종현이 훌륭한 선수인 것은 맞다. 하지만 그동안 이종현이 뛰었던 무대는 아마추어판이었기 때문에 아직 제대로 된 평가가 안된다"면서 "프로라는 무대가 그렇게 호락호락한 곳이 아니다. 특히 이종현만큼 키가 크고, 기량도 한 수 위인 외국인 선수와 붙어봐야 한다. 국제대회에서 통하는 선수가 되는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유 감독은 이날 모비스전에서 드러난 이종현의 미비점에 대해서도 충고를 아끼지 않았다. "골밑에서 세컨리바운드(공격리바운드의 속칭)를 잡아 넣은 플레이는 좋지만 포스트에서 1대1 공격은 물론 미들슛도 제대로 구사하지 못했다. 국내 작은 선수들 사이에서 큰 키로 두드러진 것은 의미가 없다. 가드와의 대결에서도 이길 수 있는 드리블과 슈팅 능력을 보완해야 한다"는 것이다.
유 감독이 이처럼 인색한 평가를 내린 것은 비단 이종현 뿐만이 아니었다. 올해 초 2012∼2013시즌 6강 탈락팀의 윤곽이 나올 무렵 올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대박'으로 꼽히는 경희대 3총사(김종규 김민구 두경민)에 대한 얘기가 한창 돌고 있을 때였다.
그 때 유 감독은 "대학농구에서 두각을 보이니까. 그 아이들을 잡으면 마치 로또라도 맞을 것처럼 얘기하는데 엄밀히 말하면 그 친구들은 당장 프로에 갖다 놓으면 B급 선수밖에 안될 것이다. 그만큼 프로의 세계는 만만한 곳이 아니다. 3총사에 대한 지나친 환상을 이해할 수 없다"고 혹평을 내린 바 있다.
이종현이 모비스의 결승행을 가로막았다고, 경희대 3총사가 챔피언 모비스에게는 '그림의 떡'이라고 괜히 배 아파서 하는 소리가 아니다.
유 감독은 이들 대학농구의 물건들을 대표팀으로 차출해 가까이에서 관찰하고 테스트를 거쳐 본 유일한 프로팀 지도자다.
대학농구판에서 '골목대장'이 됐다고 안주하지 말고 프로와 국제무대에서 통할 수 있도록 더욱 매진하라는 충고였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