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학 감독이 밝힌 모비스 드래프트 뒷이야기

기사입력 2013-10-01 11:19



사실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이번 신인드래프트를 앞두고 걱정이 많았다. 앞순위 좋은 선수들이 많아 주목을 받은 드래프트였지만, 뒷 순위 선택권을 가진 팀들의 입장에서는 오히려 뽑을 선수가 마땅치 않은 현실 때문이었다. 특히 모비스는 3장의 선수 선발권을 가지고 있었다. 1라운드 9, 10 순위와 2라운드 1순위로 연속 3명의 선수를 뽑을 수 있었다. 결국, 모비스는 연세대 전준범, 경희대 김영현, 미국 브리검영대 출신의 이대성을 뽑았고, 3라운드에서 상명대 가드 김주성까지 영입했다.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우리 순위에서는 최고의 선택을 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전준범-김영현, 일찌감치 찍어놨던 선수들

모비스는 1라운드 2장의 선택권을 가지고 2명의 포워드를 선택했다.

먼저 10순위 김영현에 대해 언급하고자 한다. 유 감독의 김영현 선택은 어느정도 예상이 됐었다. 그야말로 모비스 농구에 딱 맞는 스타일. 1m86인 김영현은 경희대 빅3의 빛에 가려 널리 이름을 알리지는 못했지만 공격 본능이 강한 빅3의 뒤에서 전문 수비수로 팀의 밸런스를 맞춰준 선수다. 또, 오픈 찬스에서 던지는 3점슛이 비교적 정확하다. 현재 모비스에서 뛰고 있는 박종천, 천대현의 스타일을 떠올리면 빠르다. 유 감독은 드래프트 후 "딱 내 스타일"이라는 말 한마디로 김영현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조금 의아했던 선수는 오히려 9순위에 뽑힌 전준범. 전준범은 경복고 시절 최고의 포워드로 평가됐으나 연세대에서는 그 능력을 다 뿜어내지 못했다는 평가다. 슛, 돌파, 수비 등 모든 부분에서 고른 기량을 갖추고 있지만 이를 약점으로 지적하자면 어느 부분 하나 특출난 점이 없다는 것이다. 특화된 주특기를 어필해야 하는 유재학 농구에는 어떻게 보면 맞지 않는 스타일. 유 감독은 전준범 선택에 대해 "키(1m95)가 강점이다. 동포지션에서 이런 키를 갖고있는 선수가 없다. 공격에서든, 수비에서든 키로 인한 이점을 살릴 가능성이 높은 선수"라고 설명했다.

유 감독은 "두 선수를 일찌감치 점찍어놨었다. 사실 두 선수 중 1명 정도는 앞 순위에서 빠져나갈 것에 대비했는데, 다행히 두 선수가 끝까지 남아 선택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대성, 그냥 뽑은게 아니다

1~3순위를 싹쓸이한 경희대 빅3들 만큼이나 이슈가 된 선수가 2라운드 1순위로 모비스에 지명된 이대성이다. 삼일상고를 졸업 후 중앙대에 입학했으나, 기회를 잡지 못하고 방황하던 찰나 미국 브리검영대에 입학하게 됐다. 미국 생활을 마친 후 이번 드래프트에 일반인 자격으로 참가했다.


삼일상고 시절 한국 농구를 이끌 재목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포워드. 그만큼 운동능력이나 개인기는 탁월하다. 다만, 조직화된 한국 농구에 적응할 수 있는지에 대한 꼬리표가 달린다. 하지만 미국 출신의 김효범을 수준급 슈터로 탈바꿈 시켰던 유 감독이기에 이대성의 미래에 대한 기대가 큰 것도 사실.

유 감독은 "김효범을 뽑을 때와 같은 차원으로 생각하면 된다"며 "오래 전 브리검영대에서 코치 연수를 받았다. 그 때 인연을 맺었던 현 브리검영대 감독님께 이대성에 대한 얘기를 자세히 들었다"며 "농구에 대한 열정이 크고 습득능력이 매우 빠르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에서 실력이 쑥쑥 오르던 중 골절상을 당해 정체의 시기가 잠시 있었다. 유 감독은 "착하고 말은 잘들어도 운동능력이 부족하면 훌륭한 선수로 키우기 힘들다. 하지만 잠재력은 있는데 다른 부분에서 부족한 선수가 있다면 그런 스타일을 선수로 만들어 낼 수는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3라운드 김주성 선택의 이유는?

유 감독은 3라운드에 상명대 가드 김주성을 선택했다. 득점력이 훌륭한 것으로 평가되는데, 키가 1m76밖에 되지 않아 프로에서 통할 수 있을지는 의문인 선수.

유 감독은 김주성 선발에 대해 "득점력 하나만 보고 뽑았다"고 설명했다. 당장 전력으로 생각하기 보다는 가능성을 본 것. 하지만 이 가능성 만으로 선수를 선발한 것이 아니었다. 베테랑 감독답게 농구계 전반을 생각하는 마음이 숨어있었다. 유 감독은 "상명대가 이번 대학농구리그에서 창단 후 처음으로 6강에 진출했다. 그런데 1군에 1명도 지명이 되지 않는게…"라며 말끝을 잇지 못했다. 상명대는 이번 대학농구리그에서 6강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김주성을 비롯해 총 3명의 선수가 드래프트에 참가 신청서를 냈는데 2라운드가 끝날 때까지 1명의 선수도 호명되지 않았다. 유 감독은 이번 지명으로 어려운 환경에서 농구하는 선수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었던 것이었다.

또 하나, 대학 감독들에게도 메시지를 던지고 싶었다. 모비스는 지난 시즌 두 번째 드래프트에서 1명의 선수 만을 뽑아 대학 감독들로부터 연습경기 거부를 당해 고초를 겪었다. 유 감독은 드래프트 현장에서 단상에 올라 "이제 연습경기를 해주시겠습니까"라고 뼈있는 한 마디를 던졌다. 모비스는 김주성을 포함해 총 4명의 선수를 뽑았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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