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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물가에 애를 내놓은 것 같은 느낌이랄까. 제 자신이 그걸 극복해야 하는데…."
김태술은 개막 직전 발목 부상을 입어 4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양희종은 지난 시즌을 마치고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았고, 아직 100% 몸상태가 아니다. 발목 수술 이후 지난 시즌을 통째로 날린 오세근은 속도가 더욱 더디다.
이 감독은 경기 후에도 "오늘 애들을 너무 많이 썼다. 승리해서 축하도 하고 싶고 기분도 좋지만, 제2의 부상이 먼저 걱정된다. 애들이 갑자기 넘어지기라도 하면 너무 힘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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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농구는 한 두명이 경기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스포츠다. KGC의 빅3 정도 되는 선수들이면 더욱 그렇다. 그런데 이 감독은 이들의 기용을 두고 항상 딜레마에 빠진다. 욕심을 부리고 싶다가도, 선수의 미래만 생각하면 앞이 컴컴해진다.
그는 "그동안엔 흐름이 오면 빼줬다. 오늘은 이겨야 한다는 생각에 좀더 투입한 것 같다. 그런데 내보내면서도 불안하더라. 다들 체력도 안돼 있고, 몸도 밸런스를 못 잡고 있다. 큰 부상이 올까봐 걱정된다"고 했다.
이어 "작년도 그렇고 부상이 계속 되니 '혹시', '혹시'라는 생각이 계속 든다. 마치 물가에 애를 내놓은 기분이다. 내 자신도 그걸 극복해야 하는데 쉽지 않다. 매번 흐름이 왔는데 빼버릴 때가 많다. 또 흐림이 올 때 교체를 위해 타임을 부르는 경우가 많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농구는 흐름의 스포츠다. 분위기가 넘어온다면, 밀어붙이는 게 당연하다. 그런데 이 감독은 타임을 부르고 흐름을 스스로 끊을 때가 있다. 선수들이 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한 걸 알기에 괜히 무리하다 부상이 올까봐 걱정이 앞서는 것이다.
이 감독은 "이 자리에 있다 보니 어쩔 수 없는 경우가 굉장히 많다"며 고개를 가로 저었다. 종이 한 장 차이 같은 욕심과 배려, 이 감독은 여전히 그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