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변기훈. 이제 그에게 식스맨이란 타이틀은 어울리지 않는다. 이번 시즌 보여주고 있는 활약이라면 국내 리그 최고의 슈터로 발돋움했다고 해도 무방할 것 같다.
변기훈의 3점쇼가 거침없다. 지난 3일 LG전에서 혼자 3점슛 9개를 터뜨리며 모두를 깜짝 놀래킨 변기훈이다. 자신의 1경기 최다 3점슛 신기록. 성공률은 무려 69.2%에 달했다. 그리고 10일 KT와의 경기에서 경기 종료 직전 극적인 역전 3점포를 성공시키며 팀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SK 문경은 감독은 경기 후 "기훈이 얘기를 꺼내지 않을 수가 없다"며 "감독 입장에서 다음 경기, 그리고 이번 시즌 큰 기대가 되는 선수"라며 극찬할 정도의 맹활약이었다.
특히, 가장 돋보이는 건 이전에 비해 3점슛의 순도가 매우 높아졌다는 것. 지난 시즌까지 경기당 평균 1.5개를 넘지 못하던 3점슛이 이번 시즌 현재까지 2.3개를 기록하고 있다. 출전시간이 지난 세 시즌에 비해 크게 늘어나지 않았는데도 말이다. 안정감도 대단하다. 이전에는 동료들이 만들어준 찬스를 받아먹는 개념이었다면 지금은 스스로 찬스를 만들어 3점슛을 시도한다. 골밑에서 외곽으로 돌아나와 공을 받고 곧바로 3점으로 올라가는 것은 역대 문경은(현 SK 감독) 조성원(SBS ESPN 해설위원) 등 명슈터들의 전유물이었는데, 변기훈의 최근 플레이도 그에 못지 않다.
2010~2011 시즌을 앞두고 SK에 입단한 변기훈은 사실 전문 수비로서의 인식이 강했다. 외곽슛보다는 빠른 스피드와 투지를 바탕으로 한 대인마크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지난 시즌부터 슛에 자신감이 붙기 시작했다. 공-수를 겸비하는 선수가 되니 상복도 따라왔다. 정규리그 식스맨상을 차지했다. 이번 시즌에는 더욱 업그레이드 됐다. 이제 상대가 변기훈을 단순히 수비수로만 보지 않는다. 변기훈은 "최근에는 상대에서 타이트하게 수비가 들어온다. 열심히 빈 공간을 찾아도 찬스가 쉽게 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변기훈이 슈터로서 급성장할 수 있었던 요인은 무엇일까. 일단 훈련은 기본이다. 양을 많이 늘리지는 않았다. 비시즌 하루 300개 정도의 슛을 쐈다. 그는 "많이 쏘는 것보다 어떻게 쏘느냐가 더 중요한 것 같다"며 효율성을 강조했다. 원래 슛에는 자신이 있었다. 다만 지난 시즌까지는 어깨에 힘이 들어가고 자신도 모르게 밸런스가 흐트러졌는데, 전희철 코치의 지도로 그 단점들을 보완했다고 한다.
문 감독의 믿음과 신뢰도 변기훈을 바꿨다. 문 감독은 시즌 두 번째 경기인 KCC전 참패 후 애런 헤인즈, 김선형을 제외한 나머지 주전급 선수들에게도 공격 패턴을 하나씩 만들어줬다. 이 선수들이 더욱 자신감을 갖고 적극적으로 공격에 임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였다. 변기훈의 패턴도 만들어졌다. 그렇게 변기훈의 외곽포가 불을 뿜기 시작했다. 그러자 문 감독은 변기훈을 이용한 공격 패턴을 더 만들고, 경기에서 활용하기 시작했다. 변기훈은 "감독님께서 나를 믿어주시는게 느껴진다. 그만큼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 뿐"이라며 문 감독의 신뢰에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또 하나는 가족이다. 변기훈은 24세의 비교적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지난 8월 5세 연상의 신부와 결혼식을 올렸다. 변기훈은 "이제 가장이다다. 내년에는 군대도 가야하기 때문에 더욱 큰 책임감이 생긴다"며 이를 꽉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