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전창진 감독. 코트에서 선수들에게 호통을 치는 모습을 보면 무서운 호랑이 감독 같지만, 코트 밖에서는 동생같고, 자식같은 선수들을 알뜰살뜰 챙기는 부드러운 감독이기도 하다. 이런 전 감독의 마음을 아프게하는 선수가 있으니 바로 장재석이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KT 유니폼을 입을 때만 해도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모았다. 큰 키에 빠른 스피드로 중앙대 시절 대학 무대를 주름잡았기에, 프로에서도 좋은 활약을 할 것이라고 기대한 이들이 많았다. 하지만 프로의 벽은 높았다. 기술적인 면도 그렇지만 심리적으로 압박을 받으며 플레이하는게 눈에 보였다. 아무도 막지 않는 노마크 골밑슛을 성공시키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그만큼 몸에 힘이 들어갔다는 것이고, 긴장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런 장재석이 이번 시즌에는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물론, 전 감독의 기대에 100% 부응하는 모습은 아니지만 확실히 지난 시즌에 비해 안정감이 느껴진다. KT와 전 감독의 장재석 구하기 스토리가 눈물겹다. 프로농구에 있어서는 최초로 심리 치료까지 받게하고 있다.
전 감독과 KT 이권도 단장은 장재석을 어떻게 하면 살릴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했고, 결국 심리치료를 권유하기에 이르렀다. KT 소속의 사격선수 진종오, 골프선수 장하나 등이 심리치료를 받고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이 단장은 곧바로 심리치료 전문가인 김병현 박사를 섭외했다. 체육과학연구원 소속의 체육학 박사인 김 박사는 지난 36년간 국가대표 각 종목 선수들을 상대로 심리 상담을 해온 베테랑. 옆집 아저씨같은 푸근한 외모에 선수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화법까지 갖추고 있어 선수들이 평소 코칭스태프에는 말하기 힘든 내용들을 편하게 얘기하며 심리적 안정을 찾을 수 있다고 한다. 김 박사는 장재석에게 "간절함을 갖고, 싸움닭같은 선수가 되라"라는 얘기를 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전 감독은 장재석에 대해 "그동안 얼마나 마음이 아팠겠는가. 1순위로 입단해 욕도 많이 먹었고 경기 내용도 안좋았다. 그렇다고 열심히 하지 않는 선수도 아니다. 연습 때 정말 잘 해주는데 아무래도 실전에 들어가면 부담음 가졌던 모양"이라며 "그래도 최근 심리 치료 후 좋아지는 것 같아 다행이다. 장재석이 좋아지는 모습을 보여 선수단 전체에 심리 상담을 확대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전 감독이 이렇게 선수들의 심리상태까지 체크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KT는 SK, 모비스 등 다른 강팀들에 비해 선수층이 얇다. 그 와중에 김우람, 오용준 등이 생애 최고의 활약을 펼쳐주며 중위권 싸움에서 힘을 내고 있다. 전 감독은 "조성민과 외국인 선수를 제외하면 경험이 부족해 한순간에 경기력이 확 무너질 수 있다. 한 번 연패에 빠지게 되면 팀이 한 번에 망가질 수 있다"며 선수들이 평상심을 유지해줄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