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선수 농사가 시즌을 좌우한다는 말이 있다. 이는 출전 선수 수가 적은 농구나 배구에선 특히나 더 실감할 수 있는 말이다.
25일 부천에서 맞붙은 신한은행과 하나외환은 외국인 선수의 활약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었다. 신한은행은 외국인 선수 덕에 국내 주축 선수들의 부상에도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반면, 개막 4연패에 빠진 하나외환의 경우엔 외국인 선수의 부진이 안타까웠다.
신한은행 임달식 감독은 스트릭렌과 비어드의 활약에 충분히 만족하고 있다. 스트릭렌은 4경기서 평균 22.5득점으로 득점 1위를 달리고 있고, 비어드도 평균 11점으로 백업 요원으로 좋은 활약을 보이고 있다. 임 감독은 "국내 선수들이 부상으로 잘 뛸 수 없는데 외국인 선수들이 이를 잘 메워주고 있다"면서 "아직은 타이트한 스케줄로 인해 외국인 선수도 20분 정도씩 나눠서 뛰게 한다"고 했다.
반면 하나외환은 믿었던 나키아가 제활약을 못하고 있는 것이 아쉽다. 지난시즌 18.3득점으로 좋은 모습을 보였던 나키아지만 이번 시즌엔 득점이 12점대로 떨어졌다.하나외환 조동기 감독은 "나키아가 지난시즌만큼 못해주다보니 선수들도 신뢰가 떨어지는 느낌이다"라며 "나키아가 지난시즌처럼만 해준다면 김정은과 함께 골밑이 살아날 수 있는데…"라고 했다.
신한은행 외국인 선수 2명의 평균 득점은 33점. 하나외환의 23점보다 10점을 앞섰고 이는 팀 득점(신한은행 73점-하나외환 62점)의 차이와 비슷했다.
하지만 이날 전반엔 이전과는 달랐다. 나키아는 전반에만 자신의 평균인 12득점을 했고, 리바운드도 4개를 잡아내면서 분전한 반면 스트릭렌은 6득점에 그쳤다. 두 외국인 선수의 명암대로 열세로 예상되던 하나외환이 34-32로 전반을 리드한채 끝냈다. 후반엔 둘의 명암이 바뀌었다. 3쿼터에 스트릭렌이 혼자 13득점을 하는 대활약을 펼쳤고, 나키아는 무득점에 그쳤다. 하나외환은 주포 김정은이 9점을 넣으며 분전했지만 신한은행이 53-49로 4점을 앞섰다.
운명의 4쿼터. 예상외의 접전으로 흐르면서 선수 한명이 아닌 모두의 치열한 전쟁이 벌어졌다. 공격 하나에 환성과 탄식이 쏟아졌다.
박하나의 3점슛으로 59-57로 역전할 때만해도 하나외환에게 연패의 끝이 보이는가 했다. 하지만 신한은행의 저력은 역시 무서웠다. 2분여를 남기고 최윤아의 3점슛으로 역전한 신한은행은 스트릭렌의 러닝슛으로 3점차로 앞선 것. 하지만 하나외환 선수들은 첫승을 향한 집념으로 신한은행에 달려들었다. 나키아의 훅슛으로 65-66, 1점차로 쫓아간 하나외환은 끈질긴 수비로 신한은행의 공격을 저지했고, 종료 30초전 김지현의 3득점으로 68-66으로 다시 역전하며 승리의 희망을 가졌다. 서로 자유투를 하나씩 성공시켜 69-67로 하나외환이 앞선 상황. 16초를 남기고 마지막 공격에 들어간 신한은행은 골밑에서 세번이나 슛을 날렸지만 끝내 공은 림을 외면했다. 69대67로 하나외환의 승리. 하나외환 선수들은 서로의 엉덩이를 두드리며 시즌 첫승을 자축했다. 어느새 그녀들의 눈엔 눈물이 그렁그렁했고 몇몇은 끝낸 눈물을 쏟았다.
지난시즌 한번도 이기지 못했던 신한은행이었기에 이날 승리는 더욱 감동이 더했다. 하나외환 유니폼을 입고 처음으로 신한은행을 꺾었기 때문이었다.
부천=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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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부천실내체육관에서 여자농구 하나외환과 신한은행의 경기가 열렸다. 하나외환이 신한은행에 69대67로 승리하며 개막 후 4연패에서 벗어났다. 승리가 확정되자 환호하고 있는 하나외환 선수들. 부천=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3.11.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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