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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맨의 가장 큰 미덕은 팀 자체의 시스템을 확 바꿔버리는데 있다.
LG는 김종규를 신인 드래프트 1순위로 뽑았다. 2m7의 운동능력이 탁월한 차세대 국가대표 주전센터감. 잠재력만큼은 확실하다.
괴물루키로 불리기에는 2% 부족한 기록이다. 하지만 기록의 이면에 있는 김종규의 가치는 여전히 대단하다. 그의 '보이지 않는 공헌도'다.
공수에서의 존재감 자체가 뚜렷하다. 팀의 높이가 높아지면서, 감독들의 원하는 이기는 농구를 할 줄 아는 최적의 카드다.
김종규가 가세하기 전 LG는 잠재력이 높은 팀이었다. 자질이 좋은 가드들이 많았고, 조직적인 농구도 구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우승후보와는 거리가 멀었다. 확실한 빅맨이 없었기 때문이다.
김종규의 '보이지 않는 공헌도'의 가장 큰 미덕은 LG 가드들을 달라지게 만든다는 것이다.
LG에는 김시래 유병훈 박래훈 양우섭 등 준수한 가드들이 많다. 김시래는 지난 시즌 모비스를 통합우승으로 이끈 주역이다. 올 시즌 더욱 발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탁월한 게임리드와 함께 좋은 득점력을 보유하고 있다.
유병훈은 개인 테크닉이 뛰어나다. 상대를 제대로 속이는 페이크가 좋고, 게임리드와 슈팅력을 동시에 갖춘 듀얼 가드다. 그는 26일 KCC전에서 외국인 선수 크리스 메시에게 여러차례 그림같은 패스를 연결했다. LG 김 진 감독은 "김시래의 목이 좋지 않았는데, 유병훈이 제대로 역할을 해줬다"고 극찬했다.
박래훈과 양우섭은 준수한 득점력과 운동능력을 갖춘 슈터들이다.
문제는 이들이 그동안 확실한 빅맨의 부재로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는데 많은 제약이 있었다. 그렇다고 리그를 지배할 수 있는 가드가 아니었다. 때문에 LG는 좋은 가드는 많지만, 확실한 카드는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종규는 26일 KCC전이 끝난 뒤 "골밑에서 여러차례 아쉬운 공격이 있었다. 아직 많이 모자란다"고 고개를 숙였다. 사실 그랬다. 힘이 너무 들어간 훅슛과 좋은 스핀 무브 이후 쉬운 골밑찬스를 놓치는 모습이 종종 있었다.
하지만 팀은 이기고 있다. 사실 김종규가 프로 적응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는 예상을 많이 했었다. 특히 파워가 뛰어난 상대팀 빅맨들에게는 위력이 현저히 감소될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다. 그런데 LG는 김종규를 살릴 수 있는 카드들이 많다. 앞에 말한 가드진들과 문태종이 있다.
박래훈과 유병훈은 항상 "김종규가 와서 얻을 수 있는 이득이 너무 많다. 일단 심리적으로 안정되고, 김종규의 견제로 인한 스페이스가 넓어지는 부분이 있다"고 했다.
즉 김종규의 부족한 공격력을 팀 가드들이 보완하는 동시에, 김종규 효과를 LG 가드들이 누리는 윈-윈 게임을 하고 있는 것이다.
LG의 미래가 밝은 이유는 더 있다. 일단 이들은 젊다. 김종규는 골밑에서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다. 실패하는 경우가 많지만, 발전할 수 있는 원동력이기도 하다. 김시래와 유병훈, 그리고 김종규는 매우 성실하다. 이들은 휴가일 때도 체육관에서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린다. 특히 유병훈의 경우에는 너무나 악착같다.
이들은 코트에서 상호보완적인 역할을 한다. 유병훈은 "(김)종규가 대학시절 중거리슛이 좋았다. 골밑에서 1대1 능력도 더 커졌으면 좋겠다. 그러면 가드진들도 김종규를 더욱 더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코트 밖에서 그들은 함께 약점보완을 위해 훈련에 매진한다. 그동안 LG는 단 한차례의 우승컵도 없다. 하지만 LG의 '젊은 피'는 너무나 고무적이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