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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이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했다. 올시즌 우승엔 남다른 의미가 있다. 강팀으로서 '롱런'할 기반을 마련했다.
'빅3' 중 한 팀이란 평가, 하지만 우리은행은 초반부터 매서운 기세로 치고 나갔다. '디펜딩 챔피언'의 위용을 넘어 여자프로농구 전체를 압도했다. 개막 이후 역대 최다인 9연승을 내달리며 순조롭게 시즌을 시작했다.
지난 시즌 우리은행의 우승에는 WNBA 레전드인 티나의 역할이 컸다. 베테랑 티나가 경험이 부족한 선수들을 이끌었고, 고비마다 해결사 역할을 하면서 팀의 중심이 됐다.
이런 티나의 빈자리는 커보였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우리은행은 강했다. 지난 시즌 우승은 선수들에게 '경험'이란 큰 선물을 안겼다. 경험이 부족했던 어린 선수들도 이젠 조금씩 경기를 풀어갈 줄 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박혜진의 성장세가 돋보였다. 지난 시즌 티나와 베테랑 임영희 외에 이렇다 할 해결사가 없던 우리은행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고비마다 터뜨리는 고감도 3점슛, 그리고 정확한 자유투 실력은 박혜진을 올시즌 최고 히트상품으로 만들었다. 역대 최다 연속 자유투 성공 신기록(45개)을 세우며 놀라운 집중력도 과시했다. 위성우 감독은 "상대에게 넘어가는 2~3경기를 잡아준 게 박혜진이다. 큰 원동력이었다"며 박혜진을 칭찬했다.
박혜진과 함께 앞선을 책임지는 이승아나 골밑을 지키는 양지희도 훌쩍 성장했다. 주장 임영희도 건재하다. 외국인선수에 대한 의존도가 낮음에도 국내선수들의 활약으로 고공비행을 했다.
이는 우리은행이 확실한 강팀의 조건을 다졌다는 말과 같다. 여자농구는 외국인선수를 재계약 없이 매년 새로 뽑는다. 국내선수들이 강한 팀은 전력을 오랜 시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선수층이 두텁지 못한 여자농구기에 한 번 만든 전력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2007년부터 2012년까지 6년 연속 통합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쌓은 신한은행이 좋은 예다.
우리은행 역시 롱런할 가능성이 보인다. 위 감독 역시 "결국 국내선수들이 역할을 해줬다. 그만큼 성장했다. 국내선수들의 성장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지난 시즌 우리은행은 정규리그 35경기 중 34경기째(24승10패)에 우승을 확정지었다. 올시즌엔 정규리그 31경기(24승7패)만에 정상에 올랐다. 다소 빨라졌지만 쉬운 과정은 아니었다. 6라운드 마지막 경기와 7라운드 첫 경기에 연달아 신한은행을 만났다.
2위 신한은행은 챔피언결정전에서 만날 확률이 높은 팀이다. 정규리그 우승 확정을 노리던 지난달 27일 경기선 우리은행이 경기 내내 우위를 점하다 마지막 2분에서 뒤집혔다. 주전들의 체력이 떨어지자, 선수층이 두터운 신한은행에 밀린 것이다.
위 감독은 "선수들이 체력을 쏟는 부분이 달라졌다. 지난 시즌엔 티나가 있어 수비만 열심히 해줘도 됐지만, 이젠 아니다. 국내 선수들의 스트레스가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2년 연속 통합 우승을 위해선 숙제도 남아있다.
우리은행이 2일 춘천호반체육관에서 열린 신한은행과의 홈경기에서 84대66으로 승리했다. 역대 최초로 정규리그 7회 우승을 차지했다. 이전까진 우리은행과 함께 신한은행, 삼성생명이 정규리그 6회 우승 기록을 갖고 있었다.
춘천=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