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지훈-김종규, 버려진 남자들의 활약이 변수

기사입력 2014-04-06 09:21


5일 오후 울산 동천실내체육관에서 2013-2014 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 3차전 LG와 모비스의 경기가 열렸다. 모비스 함지훈과 몸싸움을 하던 LG 김종규의 입술이 ?어지며 피가 나고 있다.
울산=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4.04.05.

함지훈 vs 김종규. 한국 농구 미래를 짊어질 두 거물급 빅맨의 맞대결이 2013~2014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성사됐지만, 이번 챔피언결정전은 냉정하게 표현하면 두 사람을 버리는(?) 시리즈로 탈바꿈되고 말았다. 역으로 얘기하면 두 사람의 적절한 활용 방안을 찾고, 이를 실전에서 잘 써먹는 팀의 승리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볼 수 있다. 남자프로농구 모비스 피버스와 LG 세이커스의 챔피언결정전 4차전을 앞두고 양 선수의 맞대결을 자세히 짚어보고자 한다.

모비스와 LG의 챔피언결정전. 5일 열린 3차전에서 LG가 신승을 거두며 시리즈 전적은 2-1 LG의 우세로 변했다. 6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리는 4차전이 이번 시리즈 승부의 분수령이 됐다. 만약 LG가 연승을 이어간다면 분위기상 5차전에서 끝날 가능성도 매우 높아진다. 반대로 모비스가 반격을 한다면 이번 시리즈는 최종 7차전까지 흐를 분위기다.

이번 챔피언결정전의 화두는 여러개가 있다. LG 데이본 제퍼슨과 문태종의 무시무시한 공격력, 그리고 모비스의 정신적 지주이자 핵심인 양동근의 활약 여부 등이다. 하지만 경기 내적으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바로 모비스 함지훈과 LG 김종규의 토종 센터 대결이다. 어떻게 보면 두 사람 중 누가 자신에게 찾아온 굴욕적인 상황을 빨리 깨뜨리느냐가 핵심이 될 수 있다.

간단하게 요약하면 양팀 모두에서 양 선수의 수비를 버린 격이 됐다. 먼저 함지훈이다. LG는 제퍼슨이 코트에 들어서게 되면 높이가 낮아진다. 상대 로드 벤슨과 리카르도 라틀리프의 공격을 막아내기 힘들다. 그렇다고 앞선 가드들이 도움 수비를 오기도 어렵다. 앞선의 양동근을 풀어주면 모비스 공격이 원활하게 돌아간다. 그래서 극단적인 수비 방법을 선택했다. 앞선 3명의 수비수는 자신의 매치업 상대를 그림자처럼 쫓아다녀 볼 흐름을 차단한다. 벤슨이나 라틀리프가 공을 잡으면 김종규 등 빅맨들이 1대1 수비를 한다. 이 때 제퍼슨이 골밑을 지킨다. 만약 김종규가 뚫리게 되면 제퍼슨이 기다린다. 아무리 높이가 좋은 모비스 센터진이라도 두 사람이 막게 되면 제대로 공격을 할 수 없다. 이 때 비는 사람이 바로 함지훈이다. 미드레인지나 3점라인 부근에서 슛찬스가 난다.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2차전에서 지훈이가 슛찬스에서 머뭇거리는 부분이 아쉬웠다. 3차전에서는 적극적으로 슛을 던지라고 강조했다. 상대 수비를 봤을 때, 지훈이가 슛을 쏘지 않으면 마땅한 대책이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 함지훈은 3차전 훨씬 적극적으로 슛을 던졌다. 12득점을 했다. 하지만 3차전에서도 슛에 대한 자신감이 떨어져 밸런스가 흐트르지는 모습이었다. 상대가 다른 선수 수비에 올인을 한 상태에서 함지훈이 이정도 파괴력밖에 보여주지 못한다면 12점을 내준 상대 수비의 승리라고 할 수 있다. 양동근과 외국인 센터진의 득점이 뚝 떨어졌기 때문이다.

김종규는 이번 챔피언결정전에서 잘 보이지 않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어려움을 겪고 있다. 3경기 5.7득점 3.3리바운드. 산전수전 다 겪은 노련한 함지훈이 챔피언결정전을 처음 치르는 후배에 한 수 가르쳐주는 듯한 인상이다. 특히, 수비에서 김종규를 압도하고 있다. 치열한 경기가 이어지다보니 김종규 특유의 속공, 덩크 등은 볼 수 없어졌고 간간이 꽂던 미들슛도 실종됐다. LG 김 진 감독조차도 "김종규가 함지훈과의 대결에서 부담을 갖는 것 같다. 정규시즌에서 하던 플레이가 마음대로 안되니 본인도 답답할 것"이라고 말했을 정도다.

김 감독은 3차전 승리 후 "상대에서 김종규를 수비하는 선수가 제퍼슨, 문태종 등 주 공격수들에게 도움 수비를 많이 들어온다"며 "김종규가 로우포스트에서 받아 먹을 생각만 하지 말고 찬스를 찾아 움직여야 되는데, 그 부분이 잘 안됐다. 상대수비가 도움수비를 왔다가 김종규에게 다시 돌아가는 부담이 없어진게 안타까웠다. 이를 이용해 역으로 움직이는 부분을 강조했다. 남은 경기에서 계속 보완해야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LG 선수들이 "제퍼슨과 문태종의 공격력이 워낙 뛰어나 우리에게는 많은 기회가 오지 않는다"고 하지만 자신들이 좋은 움직임으로 노마크 찬스 위치에 자리를 잡는다면 이 두 사람은 어시스트를 해줄 능력을 충분히 갖춘 선수들이기에 더욱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결국, 함지훈과 김종규 양 선수의 활약이 남은 챔피언결정전 승부를 가를 최대 변수가 되고 말았다. 과연 어느 선수가 팀에 승리를 안겨다 줄까.


울산=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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