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자농구를 귀화선수가 여전히 문제다. 벌써 8개월 전부터 언급됐던 문제지만, 아직까지 귀화선수 추진은 커녕 가닥도 못 잡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많은 아시아권 강팀들이 귀화선수를 보강하면서 전력의 업그레이드를 이뤄냈다. 유럽에서도 마찬가지다. 단 하나의 차이점이 있다면, 아시아권에서는 센터중심인데 비해 유럽에서는 득점력이 높은 가드를 중심으로 귀화가 추진된다는 점이다.
절차 상의 문제는 없다. 이미 WKBL은 귀화선수 추진에 대해 제도적으로 인정했다. 하나외환과 신한은행에서도 귀화선수 추진을 시도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다. 하지만 여의치 않았다. 결국 삼성생명에서 해리스와 극적인 합의를 이끌어냈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6개 구단의 합의가 필요하다.
민감하다. 삼성생명이 해리스를 데려오면 전력의 급상승이 불가피하다. 국내선수가 되기 때문에 외국인 선수 2명을 쓰는 효과가 나오기 때문이다.
당초 삼성생명의 목적은 두 가지였다. 일단 삼성생명 전력의 업그레이드다. 당연하다. 그리고 해리스가 국가대표로 뽑힐 경우 아시아권 정상에 오를 수 있다는 계산도 있었다. 한마디로 '일석이조'다. 한국여자농구를 위해서도 나쁠 게 없다. 당초 삼성생명은 해리스를 2쿼터 정도 뛰게 하는 게 목표였다. 그러나 5개 구단과 전력 차이를 고려, 1, 2쿼터 중 1쿼터만 뛰게해도 좋다는 방침.
10일 구단주 모임에서 해리스의 귀화내용이 논의됐다. 여기에서 도출된 합의점은 '해리스를 1, 2쿼터 중 1쿼터만 뛰게 하고 귀화를 추진한다'는 게 골자였다. 이제 다음 주 열리는 사무국장 회의와 이사회의 논의가 남아있다. 하지만 이 부분이 쉽게 통과될 지는 미지수다.
'해리스를 귀화시켜도 외국인 선수 2명으로 포함돼야 한다'는 주장이 득세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생명을 제외한 나머지 5개 구단은 해리스가 귀화, 한 쿼터만 뛰어도 삼성생명의 전력이 급상승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외국인 선수에 포함시킬 경우, 삼성생명은 뽑을 이유가 없다. 해리스는 무릎에 이상이 있다. 무릎 연골에 이상이 생겨 기량 자체가 예전에 비해 약간 떨어졌다. 그런 선수를 외국인 선수로 굳이 뽑을 이유가 삼성생명은 없다. WKBL의 외국인 선수 수준은 매우 높은 편이다.
삼성생명은 이미 KBL과 KBA 그리고 WKBL이 하지 못한 일을 했다. 그리고 성사 직전에 있다. 당연히 약간의 어드밴티지를 주는 것은 맞다.
삼성생명의 요구가 무리한 것도 아니다. 원래 귀화를 시키면 국내선수로 인정해야 한다. 당연히 원칙 상에서는 국내선수의 대우를 받는 게 합당하다. 그러나 은행과 보험사들이 모기업인 여자프로농구는 매 시즌 성적에 매우 민감하다. 때문에 이런 외부상황을 고려, 삼성생명은 승부처인 3, 4쿼터도 아니고 1, 2쿼터 중 한 쿼터를 출전시키는 것으로 양보했다.
사실 여자프로농구는 전체적인 선수의 양과 질이 매우 떨어진다. 해리스의 귀화는 선수층의 폭을 넓히고, 여자농구의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첫 단계다.
구단 이기주의에 매몰돼, 해리스의 귀화가 좌절된다면 WKBL의 미래는 쉽지 않다. 그래서 실무진과 이사회의 논의가 매우 중요하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