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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한 시즌 농사를 좌지우지할 신인 드래프트가 17일 열렸다. 프로농구 10개 구단은 필요한 포지션의 선수들을 선발하기 위해 치열한 싸움을 벌였다. 결과를 놓고 봤을 때 이번 드래프트 승자와 패자들이 확연히 갈린다. 과연 어느 팀들이 시즌 전 농사를 잘 지었는지 들여다보자.
결국, 행운을 얻은 팀은 오리온스. 일단, 이승현을 뽑았다는 자체만으로도 오리온스는 성공이다. 당장 스몰포워드, 파워포워드 포지션에서 선배들을 제치고 주전급으로 존재감을 떨칠 수 있는 선수다. 이승현을 지명한 뒤 추일승 감독이 "우승에 도전하겠다"라고 말한 것도 허풍은 아니다. 오리온스는 이승현 말고도 KT로부터 넘겨받은 1라운드 지명권으로 중앙대 에이스 이호현까지 뽑아 알찬 전력 보강을 했다.
드래프트의 가장 어려운 점은 우리가 필요한 포지션 선수는 분명히 있는데, 기량과 이름값을 놓고 보면 이 선수가 아까워 일단 지명하고 보자라는 것이다. 올해도 몇몇 팀들에서 그런 성향이 보인다.
먼저 2순위 행운을 얻은 삼성. 드래프트 전부터 2순위 후보로 유력했던 연세대 김준일을 호명했다. 하지만 삼성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LG에서 뛰던 빅맨 송창무를 FA로 야심차게 영입했다. 두 사람의 역할이 완전히 겹친다.
3순위 전자랜드도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한양대 정효근을 지나가지 못했다. 사실 전자랜드 입장에서는 3, 4번 자리를 오가는 선수보다는 가드 라인 정비가 시급한 팀이다.
5순위 동부도 마찬가지. 4순위에서 KCC가 연세대 허 웅을 뽑지 않아 동부가 허 웅을 지명했다. 하지만 지난해 입단한 두경민과 이미지가 완벽하게 겹친다. 경험이 부족한 두경민을 포인트가드로 돌리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6순위 KGC도 김태술이 나갔다고 하지만 박찬희, 김윤태, 이원대 등 가드진이 풍성한 가운데 정통 포인트가드 김기윤을 지명했다. 사실 오세근의 공백을 메울 빅맨을 필요로했던 KGC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KCC, SK 등은 나름대로 알찬 보강을 했다. KCC는 고려대 슈터 김지후를 뽑았는데, 김태술과 하승진 등 파괴력 있는 다른 포지션 선수들이 빼주는 외곽슛을 책임져줄 선수로 김지후가 제격이었다. 8순위 불운을 맛본 SK는 상명대의 에이스 이현석으로 아쉬움을 달랬다. 군 입대한 슈터 변기훈의 빈 자리를 메워줄 수 있는 선수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