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정기준의 오류, 왜 유리농구로 회귀했나

최종수정 2014-12-09 10:00

판정기준이 또 다시 바뀐다. 심각한 오류다. 하지만 KBL은 별다른 위기의식이 없다. 지난 1일 LG와 모비스의 경기 도중 발생한 공중볼 오심에 강력하게 항의하는 LG 김 진 감독. 그러나 돌아온 것은 테크니컬 파울이었다. 사진제공=KBL

뚝뚝 끊어진다. 김영기 총재가 그토록 강조하던 흥미도도 뚝뚝 떨어진다.

판정기준이 완전히 바뀌었다. 최악이다. 농구 판정에서 끝까지 지켜야 할 마지막 보루. 일관성이다.

하지만 유심히 보자.

시즌 전 KBL은 야심차게 FIBA 룰을 도입했다. 핵심은 신체접촉에 대한 개입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1라운드. 전투적이었다. 심판들은 웬만한 신체접촉에는 휘슬을 입에도 갖다대지 않았다. 자연스럽게 흥미도와 몰입도가 높아졌다.

물론 부작용은 있었다. 명백한 슛동작에서의 파울에도 휘슬이 많이 인색했다. 현장에서는 반응은 엇갈렸다. '슛 동작에서의 파울을 불지 않으면 농구가 되지 않는다'는 의견과 '판정개입 여지가 적어져 끊이지 않는 면은 있다'였다. 농구팬의 반응은 대체적으로 긍정적이었다.

그런데 2라운드부터 극적으로 판정 기준이 바뀌기 시작했다. KBL에서는 "불법적인 핸드체킹 파울만 강화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기를 유심히 살펴보자. 큰 신체접촉도 아닌 부분에 대해 휘슬이 계속 울린다. 볼이 없는 상황에서 그런 경우가 많다. 매 경기, 그런 장면들이 나온다.


1라운드에서 평균 득점은 72.9득점이다. 경기당 평균 34개의 파울이 나왔다. 14.4개의 자유투 장면이 나왔고, 10.0자유투 득점을 올렸다. 하지만 2라운드부터 12월7일까지 74.3득점, 경기당 평균 38.8개의 파울, 16.5개의 자유투 장면, 11.6 자유투 득점이 나왔다. 기본적으로 쿼터당 1~2번은 파울로 인해 흐름이 더 끊어졌다는 의미.

농구에서 흥미도를 높힐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 끊어지지 않는 것이다. 연속성을 보장해야 농구는 흥미도를 극대화할 수 있다. 이유를 설명할 필요가 없는 매우 기본적인 얘기다.

절대적인 판정의 평가를 볼 때 가장 우려스러운 부분은 일관성이다. 시즌 중 판정기준이 극적으로 바뀐 것은 정말 큰 문제다. 심판진들도 그렇고, 현장의 선수들의 혼란을 피할 수 없는 문제다.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자. 시즌 전 심판 설명회를 열었다. 그리고 판정기준에 대해 공개했다. 거기에 따라 지도자들과 선수들은 준비를 한다. 그런데 1라운드가 지나지 않아 판정 기준이 바뀌었다.

명백하게 KBL이 책임져야 할 부분이다.

부작용이 속출한다. 가장 큰 문제는 이 과정에서 그토록 경계했던 '유리농구'의 회귀현상이 보인다는 점이다.

몸싸움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다. 농구월드컵을 보자. 볼이 없는 상황에서 한마디로 '격투기'가 벌어진다. 패스와 슈팅 타이밍을 흐트러뜨리기 위해 볼이 없을 때 몸을 부닥치는 '범프(Bump)'가 일상화된 지 오래다. 단, 한국농구만 예외다. 세계농구 흐름을 전혀 받아들이지 못하는 농구계 고위 관계자들이 가장 큰 문제다.

농구월드컵에서 민감한 부분은 딱 세 가지다. 슈팅 시 파울, 트레블링과 같은 불법적 스텝, 마지막으로 스크린 파울이다. 이유가 있다. 현대농구는 흥미도를 더하기 위해 몸싸움 자체가 더욱 강해지는 추세다. 하지만 농구라는 기본적인 종목 특성을 감안해야 한다. 따라서 가장 기본적인 슛을 쏘고, 스텝을 놓는 부분에 대한 파울에 대해서는 엄격하다. 이 부분까지 무너지면 농구라는 종목의 특성 자체가 흔들리기 때문이다. 스크린 파울의 경우, 수비가 강한 현대농구에서 가장 중요한 공격기술 중 하나다. 때문에 스크린 시 발을 움직이는 불법적인 움직임에 대해 민감할 수밖에 없다.

아시안게임이나 아시아선수권대회 역시 그런 기준들이 있지만, 심판의 질 자체는 많이 떨어지는 편이다. 따라서 KBL이 FIBA 룰을 도입하겠다고 결정했다면, 농구월드컵이라는 매우 좋은 교재를 그대로 적용만 하면 됐다. 현실에 적용시킨다면, 1라운드 이후 슛동작에 대한 부분의 파울기준만 살짝 수정했다면 충분히 흥미도를 높힐 수 있었다. 하지만 강한 몸싸움은 보장하지 않고, FIBA 룰은 온데간데 없어졌다. 예전 그대로다.

고질적인 약점은 개선의 여지가 보이지 않는다. 항상 지적되는 부분은 공중볼이다. 특히 블록슛에서 판정은 오류가 너무 많다. 지난 1일 LG와 모비스의 2쿼터. 크리스 메시의 레이업 슛이 백보드에 맞고 내려오는 순간 모비스 라틀리프가 블록슛을 했다. 당연히 득점인정이다. 그런데 골밑 바로 밑에 있는 심판은 전혀 반응하지 못했다. LG 김 진 감독은 "도대체 뭐 하는거냐"고 흥분했다. 테크니컬 파울이다. 주간 하이라이트에 올라야 할 멋진 블록슛이 파울로 둔갑하는 경우도 많다. 올 시즌에만 그런 게 아니다. 계속 지적된 부분이다.

결론적으로 KBL은 판정을 어떻게 변화시켜야 하는 지 제대로 알지 못한다. 판정기준이 시즌 도중 바뀌었다는 것은 매우 중대한 오류다. 리그 자체가 혼란스럽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변화를 주도한 고위수뇌부에서 책임을 져야 한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