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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는 모든 게 낯설다. 처음 그 길을 걸어가기 때문이다.
김영만 감독의 요즘 표정은 밝은 편이다. 감독으로서 모든 게 처음이지만 기대이상으로 팀이 잘 굴러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시즌 전 승률 5할 정도가 목표였다. 플레이오프에 가서 승부를 보려고 했다. 그런데 선수들이 너무 잘 해주고 있다"고 했다. 동부의 현재 페이스가 떨어질 가능성은 낮다. 김주성 윤호영 사이먼 같은 농구를 알고 하는 선수들이 중심을 잡고 있다. 김 감독은 "나 자신에게 아직 점수를 줄 단계가 아니다. 초보 감독에겐 열심히 하는 것 밖에 다른 방법이 없다"고 했다. 그는 선수들에게 잘못을 돌리는 것 보다 자책하는 편이다. 김영만 감독은 지난 11월 23일 SK전 역전패를 가장 잊지 못할 경기로 꼽았다. 동부가 10점차 이상 리드하다가 범실로 동점을 허용, 연장전 끝에 1점차(68대69) 패배를 당했다. 그 후유증으로 내리 3연패를 했다. 그는 "그런 경기를 하고 나면 여러 생각이 다 든다. 그 상황에서 다른 선수를 투입하면서 분위기를 바꿔주었어야 하는데 뒤늦게 후회한다. 좀더 내가 신경을 썼어야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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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는 김 감독에게 이렇게 물었다. "선수들과 진솔한 대화를 해야 할 때 그럼 어떻게 접근하나." 그는 "선수를 일단 내 방으로 부른다. 또는 회식을 한다. 기분 나쁘지 않게 하고 싶은 얘기를 해준다. 주로 돌려서 말한다"고 대답했다. 김 감독은 선배 감독들의 인터뷰나 저명인사의 책을 통해 '팁'을 얻는다고 했다.
그는 같은 초보 사령탑인 이상민 삼성 썬더스 감독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둘은 동갑이다. 그런데 이상민 감독의 삼성은 연패를 거듭하면서 최하위로 바닥을 기고 있다. 김영만 감독은 "안타깝다. 처지는 좀 다르지만 그 심정을 안다. 나도 초반 연패를 해봤다. 지난 시즌 감독대행 때 힘들었다. 연패만 안 하면 되는데 그게 정말 어렵다. 그렇다고 내가 도와줄 수 있는 게 없다. 비시즌엔 서로 전화통화도 하지만 시즌 중에는 그것도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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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경기장에 못 오게 한다
그는 주변을 돌아볼 여유가 없는 것 같다. 김 감독은 아들이자 한 가정의 아버지이며 한 팀의 감독이다. 그는 "감독이 가장 힘든 자리인 것 같다. 내가 다 책임을 져야 하니까. 집에선 아내가 도와주니까 아들과 가장 노릇이 수월할 수 있다. 감독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어렵다. 또 첫 해라서 내가 결정을 내릴 때 제대로 하고 있나 반문할 때가 많다"고 했다.
김영만 감독은 가족이 경기장에 오는 걸 말린다. 감독 첫 해라서 그렇다고 했다. "코치 시절에는 가족이 경기장에 왔다. 감독이 되고부터는 오지 말라고 한다. 내가 여유가 없다. 농구하기도 정신없다. TV로 보고 응원하면 된다."
그는 양복 징크스를 갖고 있다고 했다. 승리한 경기 때 입었던 양복을 선호하는 버릇이다. 김 감독은 요즘 7~8벌의 양복을 갖고 있는데 승리해서 자주 입는 양복은 3~4벌 정도라고 했다. 그는 "베테랑 선배 감독님들은 징크스가 없겠지만 우리 같은 초보들은 신경 쓸게 많다. 좋았을 때의 루틴을 따라가고 싶은 게 신입 사령탑의 마음이다"고 했다.
원주=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