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역' kt 김현민 "입대 전보다 여유 생겼죠"

기사입력 2015-02-02 10:45


"예전에는 완전히 앞만 보였는데, 이젠 시야나 플레이에 조금은 여유가 생긴 것 같아요."

kt 소닉붐은 힘겨운 6강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2일 현재 전자랜드와 함께 20승22패로 공동 6위. 실질적으로 6강행 마지막 티켓은 kt와 전자랜드의 싸움이다. 하지만 전자랜드와의 상대전적에서 1승4패로 밀리고 있어 보다 많은 승리가 필요하다.


kt 김현민이 1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삼성과의 원정경기서 팀내에서 가장 많은 15득점으로 승리를 이끌었다. 사진제공=KBL
상황은 녹록치 않다. 주축들의 릴레이 부상으로 시즌 내내 고전했는데 최근엔 전태풍의 공백으로 경기 운영이 어렵다. 이재도는 성장했지만, 리딩에 있어서는 아직 경험이 부족해 조성민에게 과부하가 걸린다. 찰스 로드와 레지 오코사의 외국인 선수 구성 역시 다른 팀에 비하면, 한참 부족하다.

후반기 들어 8경기서 3승5패. 하위권에 처진 KCC에게 2승, 꼴찌 삼성에게 1승을 거뒀다. 전자랜드를 포함해 상위 팀들에게는 모두 패배했다.

최근 들어 전창진 감독의 한숨도 깊어지고 있다. 그는 "선수들이 자신감을 많이 상실한 것 같다. 중요한 시점에 세 경기를 힘들게 했는데 모두 졌다. 상당히 많이 침체돼 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동부-SK-전자랜드에 3연패한 kt는 지난 1일 삼성전에서 연패를 끊어냈다. 수비가 약한 삼성 상대로 70점밖에 못 넣었다며 여전히 경기력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지만, 수확도 있었다. 상무에서 전역한 김현민이었다.

김현민은 지난 29일 전자랜드전에서 복귀를 신고했다. 당시 12득점 9리바운드로 기대감을 갖게 만들더니, 삼성전에서는 팀내에서 가장 많은 15득점을 기록했다. 전 감독은 "그나마 우리 팀에서 에너지가 많이 남아 있는 선수 중 한 명이다.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아직 다듬어지지 않았기에 시즌 종료 후에 많은 훈련을 해야 하지 않나 싶다. 그래도 힘이 넘치는 모습을 보여줘서 다행"이라며 김현민을 평가했다.


아직 후한 점수는 아니다. 뒤늦게 팀에 합류해 익혀야 할 것도 많다. 김현민 본인도 이를 인정한다. 그는 "우리 팀이 패턴 플레이를 많이 하고, 서로 유기적인 움직임을 많이 보이는데 내가 이런 플레이에 다 녹아들지 못했다. 지금도 중간중간 패턴이 나오면, 바로 움직여지지 않는다. 조금은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상무에서 보낸 지난 2년이 그에게 긍정적인 시간이었음은 분명하다. 만화 '슬램덩크'의 주인공 강백호처럼 여전히 투박한 플레이가 많지만, 달라진 점도 많다. 전 감독은 "현민이가 입대 전보다 늘었다고 보는 건 자신감이다. 입대 전에는 지금보다 더 투박했고, 상황에 맞는 움직임이나 동작들이 좋지 않았다. 그 부분이 조금 나아진 것 같다"고 밝혔다.

김현민은 이에 대해 "상무에서는 개인적인 시간이 많았다. 일과시간이 끝난 뒤에는 선수들의 시간이다. 개인 운동을 열심히 할 수 있다"며 웃었다.

이어 "입대 전에는 경기에 들어가면, 앞만 보였던 것 같다. 감독님과 형들 얘기를 듣는데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상무에서는 아마추어와 경기하는데, 아무래도 경기력이 좋아 보다 여유 있게 할 수 있었다. 시야나 플레이에서 여유가 생긴 것 같다"고 덧붙였다.

베테랑 송영진이 척추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토종 빅맨 김승원에게 과부하가 걸렸던 게 사실이다. 김현민은 골밑에 숨통을 틔워줄 수 있는 자원이다. 그는 "6강에 무조건 간다고 생각한다. 한 경기, 한 경기 잡으려고 열심히 노력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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