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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전화를 받지 않던 KCC 허 재 감독. 9일 전화통화가 어렵게 됐다.
그는 "아침에 (최형길) 단장님을 만나서 그만 두겠다는 말씀을 드렸어. 책임을 져야지"라고 했다.
때문에 이번 사퇴는 순수하게 허 감독의 의지였다.
거취가 궁금했다. 하지만 그는 "뭐, 일단은 그냥 쉬어야지. 그동안 힘들었어"라고 했다. KCC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성적 부진으로 가슴앓이를 많이 했다. 경기가 끝나면 소주 한잔으로 시름을 달래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최근에는 그 빈도가 더 심했다. 그는 "술이야 뭐 항상 마시는 거니까"라고 말했다.
허 감독은 입버릇처럼 "(허)웅이나 (허)훈이가 프로판에 들어오면 감독을 그만둬야 한다"고 말하곤 했다. 아버지가 감독, 아들이 선수일 경우 주위에서 힘들어한다는 게 그 이유.
NBA는 부자선수가 뛰기도 한다. 올 시즌에는 LA 클리퍼스 닥 리버스 감독 아들 오스틴 리버스가 같은 팀에서 뛰고 있다.
허 감독은 "그건 NBA 얘기고. 나 같은 경우에는 (허)웅이가 이미 프로에 들어왔고, (허)훈이도 들어올 거니까. 그런 상황에서 감독을 하고 있으면 나도 그렇고 주위에서도 불편할 수밖에 없지"라고 했다.
그는 감독직을 사임한 뒤에도 별다른 심리적 동요는 없어 보였다. 허 감독의 스타일 그대로였다. 그는 마지막으로 "이제 전화 끊어. 나 바빠"라고 했다. '감독직도 그만 두셨는데, 뭐가 그렇게 바쁘냐'고 기자가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는 농담하자, "아 몰라. 그냥 바뻐"라고 했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