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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LG 데이본 제퍼슨을 어떻게 막느냐가 관건이다. 혈투를 벌이고 있는 LG와 오리온스의 플레이오프 6강.
우선 이승현과 김동욱이 외곽에서 밀착마크한 뒤 골밑으로 침투하면 길렌워터나 리오 라이온스가 순간적으로 더블팀을 들어가는 방식이었다. 1쿼부터 줄곧 사용했다.
그러나 차이는 있다. 팀동료들과 단절된 상태에서 자신의 역할을 하느냐, 아니면 팀동료들에게 시너지 효과를 주면서 자신을 역할을 하느냐다.
실전에서 이런 차이는 매우 중요하다. 제퍼슨 외에 1~2명의 선수가 좋은 활약을 펼치는 것과 2~3명의 선수가 맹활약하는 것은 상대팀에게 주는 충격 자체가 다르다. 승패를 가르는 결정적인 요인이다.
그런 의미에서 오리온스의 변형수비는 의미가 있다. 제퍼슨은 이 수비에 적절한 대응을 했다. 그러나 '불편한 플레이'다.
자신의 주특기인 강력한 골밑돌파에 의한 슬래셔의 역할에서 팀동료의 찬스를 제공하는 컨트롤 타워의 비중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LG의 시스템에 약간의 균열이 일어날 수 있다. 이런 약간의 균열은 많은 의미가 있다.
이런 지점에 대해 오리온스 추일승 감독은 "변형수비의 숨은 장점 중 하나는 LG의 팀 밸런스를 교묘하게 흐트러뜨리는 것"이라고 했다.
LG와 제퍼슨 입장에서 외곽에 이승현이 마크하면, 결국 제퍼슨이 공격의 시발점이 되어야 한다. 그 부분이 가장 효율적이다.
하지만, 제퍼슨에게 공격이 더욱 집중되는 경향이 자연스럽게 생긴다. 나머지 선수들의 역할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김시래나 김영환 문태종 등은 외곽이나 비어있는 골밑으로 컷-인을 할 수밖에 없다. 김종규 역시 그래야 한다.
또 하나, 급격히 떨어지는 체력이다. 1쿼터부터 외곽에서 이승현, 골밑에서 길렌워터나 라이온스와 격렬한 몸싸움을 할 수밖에 없다. 제퍼슨의 장점 중 하나는 경기 중간중간 체력을 조절하면서 승부처에서 힘을 응집할 수 있는 능력이다. 하지만 오리온스의 변형수비는 그런 틈을 상대적으로 많이 주지 않는다. 2차전에서 제퍼슨은 28분21초만을 소화했다. 체력적인 무리가 없는 출전시간이다.
하지만 4쿼터 막판 급격히 영향력이 떨어졌다. 그의 가장 주된 공격루트이자 장점은 긴 체공력과 탁월한 보디 밸런스다. 골밑으로 돌진, 점프한 뒤 상대와 몸접촉이 일어나도 절묘하게 슛을 성공시키면서 바스켓카운트를 얻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기술에서 체력적 부담이 가해지면, 탁월한 공중에서의 밸런스가 미세하게 흐트러질 수 있다. 결국 골밑이나 미드레인지에서 슛의 적중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1~2점 싸움인 절체절명의 승부처에서 제퍼슨의 체력적 부담이 승패에 미치는 영향력은 엄청나다고 할 수 있다.
3차전에서도 오리온스는 변형수비 전술을 적극적으로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제퍼슨은 지난 시즌 챔프전에서 괴물같은 모습을 보여줬다. 항상 예상을 뛰어넘는 맹활약이었다. 그래서 더욱 3차전의 대응이 궁금하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