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스타즈, 3점포 10개로 플레이오프 첫 승

기사입력 2015-03-15 18:50



"한마음이 되자!"

스포츠에서 유니폼은 같은 소속팀임을 한 눈에 알아보게 하는 동시에 한마음이 되자는 뜻도 담겨 있다. 하지만 야구 정도를 제외하곤 코칭스태프가 선수들과 같은 유니폼을 함께 입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런데 15일 인천도원체육관에서 열린 신한은행과 KB스타즈의 'KB국민은행 2014~2015 여자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1차전에선 재밌는 장면이 연출됐다. 신한은행 정인교 감독과 전형수 이민우 코치가 감색 상의와 회색 바지, 그리고 붉은색 넥타이로 통일한 양복을 입고 나온 것. KB스타즈 서동철 감독과 구병두 박재헌 코치 역시 검은색 양복에 노란색 넥타이로 통일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KB의 경우 서 감독의 제안으로 대부분의 경기에서 같은 옷을 입고 나오기는 하지만 신한은행 코칭스태프에게 흔한 일은 아니었다. 이에 대해 신한은행 정인교 감독은 "선수들과 하나가 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며 "그런데 김단비가 '경기 조직위원회 유니폼 같다'며 놀렸다"고 웃었다.

KB 서 감독은 경기 전 "남자 프로농구 전자랜드와 SK의 6강 플레이오프가 마치 우리와 신한은행의 경기를 보는 것 같았다. 높이는 낮지만 악착같이 리바운드를 따내고 끝까지 경기를 포기하지 않는 전자랜드 선수들에게 감명을 받았는데 이는 선수들도 똑같이 느꼈다고 한다"며 "(전자랜드가 3연승으로 4강에 오른 것과 같은) 똑같은 결과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방법은 조금씩 달랐지만 적어도 팀이라는 이름 아래 '한마음이 되자'는 코칭스태프의 마음은 선수들에게 잘 전달됐을 것이다.

같은 화두를 던졌지만, 경기를 풀어나가는 방법은 확실히 다른 두 팀의 사령탑은 경기 전 나름의 목표를 밝혔다. 정 감독은 "KB의 3점포를 5개 이하, 성공률은 21% 이하로 묶는다면 2점 싸움에서 우리가 앞설 것이다. 단 두자릿수의 3점포를 주면 쉽지 않다"라고 구체적인 숫자를 꼽았고, 서 감독은 "맨투맨 수비가 기본이지만 높이가 우리보다 나은 팀이니 새로운 지역방어를 하나 준비해 왔다. 또 크리스마스의 수비에 중점을 두면서 리바운드 싸움에서 일방적으로 밀리지 않도록 주문했다"고 밝혔다.

1차전의 중요성 때문인지 경기가 시작되자 말 그대로 혈전이었다. KB는 외곽에서, 신한은행은 골밑에서 맞불을 놓았다. KB는 홍아란과 변연하의 연이은 3점포로 경기를 시작한 반면 신한은행은 크리스마스와 신정자, 곽주영 등의 높이와 김단비의 내외곽포를 앞세워 차분하게 득점을 넣었다. 물론 감독들의 의도가 그대로 들어맞지는 않았다. KB는 전반에만 5개의 3점포를 성공시켰다. 반면 신한은행은 높이를 활용해 리바운드와 2점포 성공률에서 앞섰다. 전반 스코어는 29-27로 KB의 미세한 우위. 3쿼터도 비슷한 양상으로 흘러갔다. 신한은행이 크리스마스와 최윤아, 신정자의 골밑슛으로 차곡차곡 점수를 쌓으며 역전에 성공했고 KB는 골밑 공격이 여의치 않았던 반면 변연하의 3연속 3점포로 계속 쫓아갔다. 박빙의 스코어가 이어지자 두 팀 선수들의 날카로운 신경전이 이어졌다. 서로의 속공을 막는 상황에서 강한 충돌이 일어나자 수차례 몸싸움 일보 직전까지 가기도 했다.

결국 승부는 4쿼터 막판에 결정됐다. KB는 스트릭렌과 강아정의 3점포로 50-51까지 쫓아간 상황에서 경기 종료 1분57초를 남기고 변연하의 자유투 2개가 꽂히며 52-51로 역전에 성공했다. 이어 정미란의 자유투 2개가 더해지면서 54-51로 더 달아났다. 신한은행은 3점이 뒤진 종료 7초를 남기고 크리스마스가 회심의 3점포를 날렸지만 빗나갔고, 작전 타임 후 김단비가 또 다시 3점슛을 시도했지만 림을 맞고 튕겨나가며 동점을 만드는데 실패했다. 정 감독의 우려대로 KB의 3점포는 두자릿수, 정확히 10개였다.

KB는 54대51로 승리, 적지에서 귀중한 첫 승을 일궈내며 챔피언 결정전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역대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을 이긴 팀이 챔프전에 진출할 확률은 84.62%이다. 또 KB는 역대 플레이오프에서 신한은행에 당한 5전 전패를 끊어냈다. 변연하가 3점포 4개를 포함 14득점-5어시스트로 승리를 이끌었고 선발 베스트5를 포함해 6명이나 3점포를 성공시키며 외곽슛 강팀다운 면모를 뽐냈다. 2차전은 17일 KB의 홈인 청주체육관에서 열린다.
인천=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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