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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김종규는 지난해 의미있는 경험을 많이 했다.
그의 성실함이다. 김 감독은 "농구를 대하는 자세 자체가 워낙 진지하고 하고자 하는 의욕도 많은 선수"라고 했다. 강양택 코치 역시 "김종규의 연습과 지도를 받아들이는 자세는 정말 완벽에 가까울 정도로 좋다"고 했다. 대표팀 지도 당시 유 감독 역시 "젊은 선수들 중 훈련 태도와 성실함은 김종규가 최고"라고 했었다.
지난해 그는 플레이오프를 잊을 수 없다. 아픈 기억이다. 4강 KT전에서는 송영진과 매치,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챔프전에서는 함지훈과 매치되면서 부진했다. 당시 모비스 로드 벤슨과 유명했던 '세리머니 논쟁'도 있었다.(벤슨이 특유의 경례 세리머니를 하자, 김종규 역시 강력한 덩크를 넣은 뒤 벤슨을 따라 경례 세리머니를 했다. 이때 벤슨은 경기 지연에 관한 경고, 김종규는 테크니컬 파울을 받았다.)
그의 성장은 강렬하진 않다. 이유가 있다. 그는 여전히 센터로서 확실한 포스트 업 기술을 갖추지 못했다. 파워도 부족하다. 때문에 골밑 장악력에서 여전히 2% 부족하다. 때문에 강렬한 인상을 주진 못한다.
하지만 확실히 성장했다. 높이를 이용한 뛰어난 리바운드 능력과 함께, 플레이오프에 맞는 심플한 농구를 장착했다. 가장 인상적이면서도 승부에 실질적인 영향을 주는 부분은 두 가지다.
일단 외곽 수비의 성장으로 인해 2대2 디펜스가 수준급이다. 때문에 그가 서 있는 지역으로 2대2 공격을 감행하면, 상대팀 입장에서는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확실한 헷지로 가드진의 움직임을 둔화시키며, 공격의 흐름을 끊는다. 보이진 않지만, 경기당 평균 4~6점 정도의 실점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또 하나는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와 비교할 때 확실히 성장한 미드 레인지 슛 능력이다. 승부처에서도 믿고 쓸 수 있을 만큼 정확도를 높였다. 팽팽한 승부처에서 모비스가 체크해야 할 항목이 또 하나 늘어난 것이다.
LG는 지난 시즌 챔프전에 이어 올 시즌에도 4강 길목에서 모비스를 만난다. 시즌 전부터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LG는 결국 플레이오프에서 만날 수 있는 팀이다. 제퍼슨도 두렵지만, 성장한 김종규가 있어 쉽지 않은 상대"라고 입버릇처럼 말했다. 대표팀에서 많은 성장을 한 김종규. 모비스와의 복수혈전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 얄궂은 만남이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