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학 감독의 두려움, 성장한 LG 김종규

기사입력 2015-03-18 07:44


LG 김종규.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5.03.12.

LG 김종규는 지난해 의미있는 경험을 많이 했다.

대표팀에서 자신의 강점을 완전히 개발했다. 중거리슛을 완벽히 장착했다. 그리고 외곽 수비에 눈을 떴다. 현대농구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빅맨의 헷지수비(2대2 공격에서 스크린을 받은 가드를 체크하기 위한 빅맨의 타이트한 마크)에 대한 디펜스를 익혔다.

김종규의 소속팀 LG 김 진 감독과 대표팀에서 그를 지도했던 모비스 유재학 감독이 김종규에 대해 공통적으로 말하는 두 가지가 있다.

그의 성실함이다. 김 감독은 "농구를 대하는 자세 자체가 워낙 진지하고 하고자 하는 의욕도 많은 선수"라고 했다. 강양택 코치 역시 "김종규의 연습과 지도를 받아들이는 자세는 정말 완벽에 가까울 정도로 좋다"고 했다. 대표팀 지도 당시 유 감독 역시 "젊은 선수들 중 훈련 태도와 성실함은 김종규가 최고"라고 했었다.

또 하나 있다. 그의 포지션이다. 김 감독은 "센터같은 사이즈에 포워드같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실제 그런 부분에 더욱 재능이 있는 것 같다"고 했고, 유 감독은 "개인적으로 생각할 때 센터보다는 3.5번으로 쓰면 더욱 대성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세부적인 약점들은 존재하지만, 미래를 봤을 때 스몰포워드와 파워포워드의 중간성향의 역할을 맡기면 가장 뛰어난 경기력을 보일 것이라는 의미.

올 시즌 정규리그나 플레이오프 6강전에서 보여준 그의 모습은 '스트레치 4(외곽슛을 쏘는 파워포워드. 공격할 때 외곽에 배치, 정확한 중거리슛을 쏘는 타입의 빅맨. 돌파형 가드가 있을 때 공간을 확보해 줄 수 있다는 이점이 있지만, 골밑과 외곽 사이에서 어정쩡한 트위너가 될 수 있는 단점도 있다)'에 가깝다. 골밑 수비와 리바운드에 전념하지만, 공격에서는 외곽에 배치돼 정확한 미드 레인지 점프슛을 쏜다. 특히 사이드에서 그의 중거리슛은 확률이 매우 높다.

지난해 그는 플레이오프를 잊을 수 없다. 아픈 기억이다. 4강 KT전에서는 송영진과 매치,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챔프전에서는 함지훈과 매치되면서 부진했다. 당시 모비스 로드 벤슨과 유명했던 '세리머니 논쟁'도 있었다.(벤슨이 특유의 경례 세리머니를 하자, 김종규 역시 강력한 덩크를 넣은 뒤 벤슨을 따라 경례 세리머니를 했다. 이때 벤슨은 경기 지연에 관한 경고, 김종규는 테크니컬 파울을 받았다.)

그의 성장은 강렬하진 않다. 이유가 있다. 그는 여전히 센터로서 확실한 포스트 업 기술을 갖추지 못했다. 파워도 부족하다. 때문에 골밑 장악력에서 여전히 2% 부족하다. 때문에 강렬한 인상을 주진 못한다.


하지만 확실히 성장했다. 높이를 이용한 뛰어난 리바운드 능력과 함께, 플레이오프에 맞는 심플한 농구를 장착했다. 가장 인상적이면서도 승부에 실질적인 영향을 주는 부분은 두 가지다.

일단 외곽 수비의 성장으로 인해 2대2 디펜스가 수준급이다. 때문에 그가 서 있는 지역으로 2대2 공격을 감행하면, 상대팀 입장에서는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확실한 헷지로 가드진의 움직임을 둔화시키며, 공격의 흐름을 끊는다. 보이진 않지만, 경기당 평균 4~6점 정도의 실점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또 하나는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와 비교할 때 확실히 성장한 미드 레인지 슛 능력이다. 승부처에서도 믿고 쓸 수 있을 만큼 정확도를 높였다. 팽팽한 승부처에서 모비스가 체크해야 할 항목이 또 하나 늘어난 것이다.

LG는 지난 시즌 챔프전에 이어 올 시즌에도 4강 길목에서 모비스를 만난다. 시즌 전부터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LG는 결국 플레이오프에서 만날 수 있는 팀이다. 제퍼슨도 두렵지만, 성장한 김종규가 있어 쉽지 않은 상대"라고 입버릇처럼 말했다. 대표팀에서 많은 성장을 한 김종규. 모비스와의 복수혈전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 얄궂은 만남이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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