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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코너는 프로농구 플레이오프를 대비해 만들었다. 워낙 중요한 경기다. 빛과 그림자가 명확히 갈린다.
때문에 외곽의 또 다른 리더가 필요했다. 게다가 모비스는 양동근이 잡히면, 급격히 흔들리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양동근은 현역 가드 중 가장 맞대결 상대하기 힘든 상대로 항상 박지현을 꼽았다. 이유가 있었다. 일단 스피드에서 양동근보다 나았다. 절정기에 그의 스피드는 포인트가드 중에서도 발군이었다. 양동근은 파워가 뛰어나지만, 박지현은 타고난 센스와 순발력으로 양동근을 괴롭혔다.
때문에 챔프전에서 박지현이 양동근을 10~15분 정도 효율적으로 막고, 노련한 경기운영을 한다면 동부에게 승산이 있어 보였다. 이 맞대결은 챔프전을 좌지우지할 사실상 엄청난 변수 중 하나였다.
챔프전이 시작되기 전 박지현에게 몸상태에 대해 물었다. 그는 "사실 많이 힘들다"고 했다 이유가 있었다. 시즌 막판 당한 부상 때문에 박지현은 체력적으로 완벽하지 않았다. 4강 전자랜드전에서도 엄청난 정신력으로 버텨냈다.
하지만 여기까지가 한계였다. 그는 확실히 모든 면에서 많이 떨어졌다. 양동근을 제대로 막지 못했을 뿐더러, 결정적인 실책도 나왔다.
2차전에서는 쓸데없는 2개의 반칙으로 모비스 추격의 빌미를 제공하기도 했다. 동부 김영만 감독도 "잘하려고 한 마음은 이해하지만, 베테랑으로서 쓸데없는 반칙이 아쉬웠다"고 했다.
챔프전의 최대 분수령이었던 3차전. 박지현은 전혀 힘을 쓰지 못했다. 14분24초를 뛰면서 무득점에 그쳤다. 그의 챔프전 부진은 4강의 후유증이라고 할 수 있다. 노장으로서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양동근의 '천적'도 세월 앞에서는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원주=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