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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정규리그 KT와 동부전.
그런데, 문제가 있었다. 경기 막판 휘슬 때문이다. 불명확한 판정 때문에 경기 흐름은 이상하게 변해갔다.
76-75로 동부의 재역전. 남은 시간은 47초. 동부 외국인 선수 웬델 맥키니스가 바스켓 카운트를 얻었다. 자유투를 쐈는데, 실패했다. 리바운드 다툼이 있었다. KT 외국인 센터 코트니 심스가 자리를 선점하고 있었다. 그런데, 복잡한 상황이 벌어졌다. 김주성이 뒤에서 심스의 허리를 감싸고 있었다. 조성민은 윤호영과 팔을 끼면서 견제했다.
심스는 유니폼에 못이라도 박힌 듯 떨어지는 공을 잡지 못했다. 윤호영이 잡으려는 찰나, 조성민이 약간 잡아당겼다. 이때, 심판진은 또 다시 휘슬을 불었다. 팀 반칙에 걸린 KT 조성민의 반칙을 선언했다. 심스는 껑충껑충 뛰면서 억울함을 표시했다. 뒤에서 허리를 잡는 모습을 세 심판이 모두 보지 못했다.
조성민이 잡아당긴 것은 맞다. 하지만, 그 이전 상황이 이 장면에서 메인이었다. 절체절명의 승부처에서 세 명의 심판이 모두 이 장면을 놓쳤다는 것은 이해하기 쉽지 않은 부분이다.
석연치 않은 상황은 계속 됐다. 경기종료 23초를 남기고 심스가 골밑슛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김주성이 블록슛을 했다. 화면을 세밀하게 살펴보면, 심스가 슛하는 순간, 김주성의 손은 공에 맞닿아 있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동작에서 심스의 손목과 김주성의 손목의 터치가 있었다. 일반적으로 이런 애매한 동작은 승부처에서 불기 힘들다.(실전에서는 이보다 더 심한 파울성 동작도 경기 막판 절체절명의 승부처에서 불지 않는다. 모든 팀들이 인지하고 있는 부분이다.) 냉정하게 보면 결국 이전 심스 파울에 대한 심판의 보상성 휘슬이 섞여있다고 판단하는 게 논리적이다. 김주성은 항의를 하는 듯 하다가 재빨리 손을 들어 자신의 파울을 인정했다. 판정에 대한 완전한 승복이라기 보다는 승부처에서 심판의 판정에 항의해봐야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는 점을 잘 알고 있는 김주성의 노련함이다.
조성민의 경기종료 10.1초를 남기고 조성민의 3점슛 파울을 분 부분도 매우 아쉽다. 엄격하게 보면 동부 박지현의 파울이 맞다. 조성민이 3점슛을 쏠 때 박지현이 온 힘을 다해 블록슛을 떴다. 조성민의 슛 동작 시 손이 아닌 팔목 부분의 터치가 있었다. 그런데 기본적으로 휘슬 자체가 매우 늦었다. 심판이 마치 슛이 안 들어간 것을 확인한 이후 파울을 분 듯한 느낌이었다.
기본적으로 슛 동작에 대한 휘슬은 즉각적으로 불어야 하는 게 맞다. 그래야 애매함을 최대한 제거한 채 판정의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다. 물론 심판도 사람인 이상, 판단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반문할 수 있다. 하지만 그동안 그렇게 훈련을 받았던 '전문가'들이다.
박지현은 억울함을 표시했다. 파울에 대한 아쉬움과 함께 휘슬이 늦었기 때문이다. 결국 상황 자체가 얽히고 설키면서 더욱 꼬여버렸다. KT와 동부의 막판 치열했던 총력전은 판정 때문에 흐름 자체가 확확 바뀌어 버렸다. 이런 경기는 곤란하다. 부산=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