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위로 마감 창원 LG 실패? 그래도 의미있는 시즌이었다

기사입력 2016-02-21 15:48


창원 LG 김종규(왼쪽)가 21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SK 나이츠전에서 슛을 던지고 있다. 사진제공=KBL

창원 LG 세이커스가 21승33패, 8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창원 LG는 21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SK 나이츠와의 2015∼2016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77대87로 패했다. 6연패중이던 서울 SK는 마지막 경기에서 이겨 20승34패가 됐다.

지난 두 시즌 연속으로 6강 플레이오프 진출했는데, 8위에 그쳤으니 실패한 시즌이다. 하지만 창원 LG는 전반기 부진을 딛고 후반기에 무서운 뒷심을 발휘해 남자 프로농구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6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지만, 다이내믹한 공격 농구로 연고지 창원 홈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6강 탈락이 확정된 가운데 19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전에는 5730명의 팬이 찾았다. 뛰어난 지역 밀착 마케팅, 재미있는 공격농구가 만들어낸 결과다. 창원 LG는 이번 시즌 정규리그 홈경기에 총 10만2345명을 동원해 15년 연속 10만 관중 이상을 기록했다. 여러가지 악제속에서 이룬 의미있는 성과다.

창원 LG는 또 홈경기를 창원이 아닌 경기도 화성에서 개최해 주목받았다. 지난해 9월 23일 화성종합경기장 내 실내체육관에서 안양 KGC 인삼공사와 정규리그 5차전을 진행했다. 오랫동안 정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남자 프로농구 활성화를 위한 새로운 시도였다. 평소 남자 프로농구를 접하기 어려웠던 화성과 인근 지역 주민 2000여명이 찾아와 축제같은 분위기에서 경기를 즐겼다. 남자 프로농구 저변 확대 측면에서 뜻깊은 원정 홈경기였다.

성적면에서는 아쉬움이 있었다.

맷 볼딘이 1라운드 초반 부상을 당하면서, 샤크 맥키식까지 단신 외국인 선수(1m93 이하) 5명이 창원 LG 유니폼을 입었다. 단신 외국인 선수들이 부상과 부진으로 들락날락하면서 시즌을 안정적으로 가져가지 못했다.

김 진 창원 LG 감독은 "아쉬움이 컸던 시즌이다. 초반 볼딘의 부상이 전반기 부진으로 이어졌다. 트로이 길렌워터에게 부담이 집중되면서 체력적으로 힘들었다"고 시즌을 돌아봤다. 기대가 컸던 가드 볼딘의 부상이 가장 큰 악재였다. 또 유병훈의 시즌 초반 출전 정지로 인한 '가드 부재'까지 겹쳤다. 공격을 원활하게 끌어 줄 포인트 가드가 없어 답답한 경기가 이어졌다. 신인 드래프트에서 가드 정성우과 한상혁을 영입한 뒤 숨통이 트였다. 정성우는 신인 선수 중 최고 활약을 펼치며 들쭉날쭉하던 팀에 힘이 됐다. 한때 최하위를 맴돌았던 창원 LG는 후반기 경기력이 올라와 8위까지 치고올라갔다. '유종의 미'를 거둔 셈이다.

이제 관심은 득점 1위 길렌워터와의 재계약 여부로 모아진다. 김 진 감독은 "(여러가지 문제를 일으켰지만) 길렌워터는 KBL 최고의 득점력을 갖고 있다. 장점이 많은 선수다. 먼저 다음 시즌 국내 선수 구성 윤곽이 나오면, 시즌 전체를 분석해 재계약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이지운이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고, 유병훈과 주지훈이 군에 입대할 예정이다.

잠실학생=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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