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번 더블더블 '괴물' 첼시 리, KEB하나를 변신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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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가 기대된다. 나 혼자 이뤄낸 거는 아니다. 최대한 노력해서 챔피언결정전에 나가고 싶다. 우리은행도 못 이길 상대는 아니다."

첼시 리(KEB하나은행)는 이번 시즌 KEB하나은행을 변화시킨 일등공신이라고 볼 수 있다.

박종천 감독은 2015~2016시즌을 앞두고 중대 결단을 내렸다. 첼시 리를 동포선수로 영입했다. 박 감독은 국내 토종 자원의 한계를 잘 알고 있었다. 외부로 눈을 돌렸다. 그동안 발굴되지 않은 혼혈선수를 수소문 끝에 찾아냈다. 그리고 구단을 설득, 적극적인 투자를 이끌어냈다. 첼시 리의 영입은 KEB하나은행의 팀 컬러를 완전히 바꿔 놓았다. 고질적인 골밑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었다. 첼시 리는 이번 시즌 공헌도 1위를 기록할 정도로 공수에서 맹활약했다. 총 32경기에 출전, 19번 더블더블(득점 리바운드)을 기록했을 정도로 파괴력이 컸다.

그는 "우리은행은 매우 잘 하는 팀이다. 하지만 우리가 챔프전에선 나간다면 어떤 일도 일어날 수 있다. 누구도 이길 수 있다. 매 경기 그날 경기력에 달렸다"고 말했다.

KEB하나은행이 창단 처음으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KEB하나은행은 25일 부천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신한은행 에스버드와의 2015~2016시즌 KDB생명 여자농구 경기에서 84대65로 승리, 3경기를 남기고 PO 진출을 확정했다. 19승13패로 공동 3위(삼성생명 KB스타즈)에 승차 3게임 앞섰다. KEB하나은행은 신한은행을 상대로 외국인 선수 버니스 모스비가 25득점, 첼시 리가 17득점 10리바운드로 공격을 이끌었다. 김정은도 12점을 보탰다.

2012년 9월 창단한 KEB하나은행은 4년 만에 PO 무대를 밟게 됐다. 또 전신 신세계(해체)의 마지막 PO 진출이 2010~2011시즌이었던 걸 고려하면 5년 만이다.

KEB하나은행은 지난해 9월 정식으로 하나은행과 KEB(외환은행)가 통합됐다. 농구단은 회사 통합 첫 시즌에 괄목할 만한 성적을 냈다.

박종천 감독(56)은 지휘봉을 잡은 지 두 시즌 만에 꼴찌(6위)였던 팀을 상위권으로 끌어올렸다. 박 감독은 부임 이후 첫 시즌이었던 2014~2015시즌에 KEB하나은행은 5위를 했다. 변화의 조짐이 보였다.

2라운드로 뽑은 모스비가 1라운드 외국인 선수를 능가할 정도의 경기력을 보여주었다. 전체 1순위로 뽑은 샤데 휴스턴은 시즌 중반 무릎을 크게 다쳤고 퇴출이 불가피했다. 팀이 맞은 최대 위기 상황에서 모스비가 휴스턴의 공백을 훌륭하게 메워주었다.

박 감독은 전력 공백이 생길 때마다 매우 민첩하게 대처했다. 가드 신지현이 시즌전 무릎 인대 파열로 시즌을 접자 신한은행에서 뛸 자리가 없었던 서수빈을 영입해 신지현의 공백을 최소화했다. 또 포워드였던 염윤아를 가드로 변신시켜 제2의 농구 인생을 열어주었다. 주득점원 김정은이 무릎 통증으로 긴 시간 팀을 떠나있었지만 그 공백이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박 감독은 이번 시즌을 준비하면서 비상식적으로 많은 체력훈련을 주문했다. 또 시즌 중에도 선수들에게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도록 개별 영상을 만들어 주었다. 또 시즌 중반 첼시 리의 과격한 스크린을 놓고 논란이 일자 수정을 지시해 정면돌파했다.

KEB하나은행은 1승만 추가하면 자력으로 2위를 확정하게 된다. 2~3위가 맞붙는 PO(3전 2선승제)에서 승리할 경우 우리은행과 챔피언결정전(5전 3선승제)을 갖는다.
부천=노주환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