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팀 최초 500경기 이미선, 내년에도 볼 수 있나?

기사입력 2016-02-28 11:26



삼성생명 이미선의 행보는 확실히 인상적이다.

그녀는 '전설의 단계'에 있는 선수다. 광주 수피아 여고를 졸업한 뒤 1998년 삼성생명에 입단한 그는 19년째 프랜차이즈 스타로 활약하고 있다.

27일 부천 KEB하나은행과의 경기에서 500경기 출전을 했다.

역대 4호 기록이다. 이 기록도 의미는 충분히 있다. 신정자(583경기), 변연하(543경기), 김계령(501경기)에 이어 네번째로 많이 뛴 선수가 됐다.

하지만 더욱 인상적인 부분이 있다. 그녀는 삼성생명에서만 500경기를 뛰었다. 즉, 단일팀 역대 최초 500경기 돌파라는 금자탑을 이뤘다. 남자농구에서도 단일팀에서 500경기 이상 소화한 선수는 추승균과 김주성 뿐이다.

이 부분이 왜 중요할까.

국내 농구는 프랜차이즈 스타의 개념이 너무나 희박하다. FA로 인해 잦은 팀 이동을 한다. 선수 절정의 시기에는 선수 스스로가 팀을 외면하고, 베테랑이 되면 팀이 선수를 서둘러 처리하려는 인상이 짙다.

때문에 온전한 프랜차이즈 스타가 많지 않다. 남자 농구에서는 김주성 추승균 김병철 양동근 정도만이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현 시점에서 여자농구에서는 이미선이 유일하다.

그는 역대 최고 수준의 포인트가드다. 그의 패싱 능력은 역대 최상급이다. 게다가 고질적인 무릎부상 이전 1대1에 능한 테크닉의 달인이었다.

그는 삼성생명을 떠나지 않았다. 2000년 겨울 시즌 이후 경기 당 평균 30분 이상을 꼬박꼬박 채웠다. 부상으로 제대로 뛰지 못한 시즌이 있었지만, 항상 성실했고, 기량도 출중했다.

단일팀 500경기 출전의 최초가 된 가장 큰 이유다.

올 시즌 그는 역할 자체가 축소된 부분이 있다. 삼성생명 임근배 감독은 올 시즌 부임하면서 "이미선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겠다"고 했다.

리빌딩이 필요한 삼성생명. 이미선이 코트에 들어서면, 기량을 키워야 할 유망주들이 모두 이미선만 본다. 의존도가 너무 심하다.

실제 패스나 경기 운영의 클래스가 다르기 때문에 충분히 그럴 수 있다. 이런 사슬을 끊기 위해 임 감독은 출전시간을 조절했다.

15~20분 정도를 출전시키면서 베테랑으로서 중요한 순간 승부사 역할을 원한 것이다.

이미선도 처음에는 힘겨웠다. "리듬을 타야 어느 정도 감각이 돌아오는데 이 부분이 가장 힘들었다"고 했다. 하지만, 지금은 확실히 그녀의 역할을 인지하고, 플레이하고 있다.

임 감독 역시 "모범이 될 만한 선수다. 확실히 베테랑으로서 좋은 역할을 하고 있다"고 했다.

아직까지 '전설'의 내년 행보는 정해지지 않았다. 은퇴를 할 수도 있고, 현역 생활을 연장할 수도 있다. 사실 효율적인 리빌딩의 핵심 중 하나는 중심을 잡아줄 베테랑이다. 여자농구에서 이미선만큼의 적격인 카드는 없다. 하지만, 이 부분은 삼성생명과 임근배 감독, 그리고 이미선이 결론을 도출해야 하는 부분이다. 그 시기는 올 시즌이 끝난 뒤 얘기될 가능성이 높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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