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스타즈-삼성생명, 29일 '단두대 매치!'

기사입력 2016-02-28 18:19


지난 14일 청주체육관에서 KB스타즈와 삼성생명이 시즌 6번째 맞대결을 펼치고 있다. 사진제공=WKBL

'오직 승리뿐이다!'

29일은 4년만에 찾아오는 귀한 날이다. 여자 프로농구 KB스타즈와 삼성생명에겐 희비가 엇갈리는 하루로 기억될 것이다. 공동 3위를 달리고 있는 두 팀이 플레이오프 마지노선인 3위 확보를 두고 벌이는 마지막 대결이기 때문이다. 이날 승리를 거둔 팀이 남은 1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무조건 플레이오프에 나서게 된다. '단두대 매치'인 셈이다. KB스타즈는 2011~2012시즌부터 시작해 5년 연속, 그리고 삼성생명은 2012~2013시즌 이후 3년만에 플레이오프 진출을 노리고 있다.

두 팀은 28일 현재 17승16패로 동률을 달리고 있다. 공교롭게 상대전적도 3승3패로 똑같다. 29일 승리하는 팀이 상대전적에서 앞서기 때문에, 승리한 팀만 '봄 농구'에 나설 수 있다.

만약 KB스타즈가 승리한다면 KB는 3위를 확정짓게 된다. 삼성생명은 29일 승리한다면 2위 KEB하나은행의 경기 결과에 따라 2위까지도 노려볼 수 있다. 이래저래 따질 것 없이 승리가 간절한 이유다.

일단 두 팀 모두 기세가 좋다. 특히 KB스타즈는 무려 6연승을 하며 5위에서 공동 3위까지 치고 올랐다. 꺼져가던 불씨를 지폈다는 점에서 선수들의 사기가 높다. 하위권에 처진 신한은행과 KDB생명을 상대로 2승씩을 거뒀고 특히 지난 14일 열린 삼성생명과의 맞대결에서 73대52로 압승을 거둔 것이 고무적이다. 삼성생명도 4연패에 빠졌다가 최근 3연승으로 살아났다. 플레이오프에 오를 경우 만나게 되는 KEB하나은행을 27일 76대72로 물리친 것이 최근의 좋은 기세를 반영하고 있다.

지난 14일 경기를 제외하곤 두 팀은 만났다하면 접전을 펼쳤다. 5차례의 맞대결 가운데 4경기가 1~5점차로 갈렸다. 장단점이 확실하다는 점에서 승부를 예측하기는 힘들다.

KB스타즈는 역시 높이가 고질적인 문제다. 리바운드는 경기당 37.9개로 KDB생명(36.2개)에 이어 2번째로 적다. 대신 '양궁농구'로 불릴만큼 외곽포가 탄탄하다. 경기당 6.7개의 3점슛을 성공시키며 3.9개에 그친 삼성생명을 압도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경기당 평균득점에선 61.8점으로 KB스타즈에 경기당 6점 가까이 뒤지지만 대신 수비가 뛰어나다. 임근배 감독 부임 이후 젊은 선수들 위주로 체력을 앞세워 승부처에서 압박수비를 선보이고 있다. 리바운드도 전체 3위로 KB에 앞선다.


역시 KB의 키 플레이어는 3점포 역대 최다 신기록을 깬 후 이를 계속 갱신하고 있는 베테랑 변연하이다. 여전히 경기당 30분이 넘는 시간을 뛰며 승부처에서 알토란 같은 득점을 올려주고 있다. 외곽이 집단 부진에 빠졌을 때는 벼락같은 골밑 돌파를 시도한다. 포워드 강아정의 득점력이 시즌 막판 좋아진 것도 큰 힘이다. 외국인 선수 햄비는 경기당 17.24점으로 전체 2위를 달릴 정도로 든든한 믿을맨이다.

삼성생명은 변연하와 같은 구심점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약점이다. 젊은 선수들 위주로 짜여져 있어 경기력이 들쭉날쭉한 점도 아쉬운 대목. 대신 주 득점원인 박하나가 시즌 막판 좋은 득점력을 보여주고 있고 외국인 선수 스톡스가 공수에서 안정적인 활약을 펼치고 있다. 4쿼터에 무섭게 따라붙어 역전승을 많이 일궈낼만큼 선수들의 끈기가 높아진 것도 끝까지 3위 대결을 펼칠 수 있는 원동력으로 꼽힌다.

각각 공격과 수비에서 확실한 장점을 가진 가운데 결국 자신들의 장점을 더 크게 부각시킨 팀이 플레이오프 마지막 티켓을 따낼 것은 자명하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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