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분석] 김동욱 앞세운 오리온 3점포, 일시적 현상 아니다

기사입력 2016-03-23 20:55


결국 이번에도 안드레 에밋에 의한 시너지 효과는 KCC에 없었다. 반면, 오리온은 더욱 강하고 정확한 외곽포를 터뜨리면서 KCC를 압도했다. 사진제공=KBL

오리온이 또 다시 KCC를 대파했다.

오리온은 23일 고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 KCC 프로농구 챔피언결정(7전4선승제) 3차전 홈경기에서 KCC를 92대70으로 대파했다. 2승1패. 4차전은 고양에서 25일 열린다.

1Q=간결해진 에밋

경기 전 추승균 KCC 감독은 "공수의 모든 것을 바꾸겠다"고 했다. 핵심은 두 가지. 일단 에밋의 패스 타이밍을 좀 더 빨리하는 것. 또 하나는 신명호 송교창 등 수비 카드의 활용폭을 넓히는 것이었다.

초반은 좋았다. 에밋의 바스켓카운트와 에밋의 패스에 의한 김효범의 3점포. 간결한 움직임이 효과를 보는 듯 했다. 8-2 KCC의 리드.

하지만 오리온이 서서히 속도를 높히기 시작했다. 헤인즈와 이승현의 속공에 의해 간단히 연속 득점. 오리온의 수비 실수로 만들어진 오픈 찬스를 에밋이 깨끗하게 3점포로 연결했다.

그러나, 오리온의 에밋에 대한 함정수비는 여전히 위력적이었다. 에밋이 공격할 수 있는 공간의 미드 레인지 지역밖에 없었다. 그러나 적중률은 확실히 떨어졌다. 에밋은 간결한 플레이로 빠른 패스를 했지만, 수비 강화를 위해 투입한 송교창의 3점포가 실패. 결국 19-15로 오리온의 리드.

2Q=클래스 다른 로테이션


에밋은 간결해졌지만, KCC의 공격 메커니즘은 다소 뻑뻑했다. 정규리그때부터 고수하던 공격 루트를 바꾸면서 부작용이 없을 수 없다. 대표적인 장면이 2쿼터 초반 에밋이 짧게 드리블을 친 뒤 외곽에 전태풍에게 연결했지만, 패스미스가 된 장면이었다. 호흡이 맞지 않았다.

오리온은 허일영이 3점 라인에서 한발짝 떨어진 지점에서 3점포를 터뜨렸다. 컨디션이 좋아 보였다. 하지만 이후, 약간 무리였던 두 차례 3점슛이 실패로 돌아가자, 추일승 감독은 '기어'를 바꿨다. 문태종을 투입했다.

그러자 문태종은 간결한 움직임으로 3점슛 2방을 터뜨렸다. 이후 김동욱이 절묘한 버저비터 3점포를 포함, 2방의 3점슛을 몰아넣었다. 잭슨이 양념처럼 1개를 보탰다. 반면 KCC는 에밋이 막히자, 미스매치였던 허버트 힐을 이용해 활로를 뚫으려 했다. 하지만 오리온 더블팀에 효율성은 떨어졌다. 결국 삽시간에 점수 차는 45-28, 17점 차로 벌어졌다.

2쿼터 오리온의 3점슛. 무려 67%. 9개 시도 6개가 터졌다. 하지만 일시적인 슈팅 감각의 상승으로 보이지 않는다. 3점슛 오픈 찬스를 만드는 공격 작업 자체가 매우 간결하면서 효율적이었다. 때문에 대부분 절묘한 슛 셀렉션을 저절로 만들면서 던지거나, 오픈 찬스에서 적중시킨 것이다.


조 잭슨에서 출발하는 오리온의 스피드 농구는 확실히 KCC에게 위협적이다. 잭슨은 이날도 냉정한 경기 운영과 함께 리버스 덩크를 터뜨리면서 분위기를 압도했다. 사진제공=KBL
3Q&4Q=완전히 무너진 KCC

점수 차는 점점 벌어지기 시작했다. 전태풍이 3점포를 터뜨리자, 곧바로 잭슨이 응수했다. 이승현이 효율적인 스트레치로 오픈 3점포를 또 다시 터뜨렸다.

KCC는 공격보강을 위해 김민구를 투입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코트에서 에너지 레벨 자체가 많이 떨어져 있는 상태였다. 김동욱이 3점슛을 터뜨렸고, 이승현이 힐을 상대로 공격 리바운드를 따낸 뒤 그대로 골밑슛을 성공시켰다. 게다가 공격하던 허버트 힐이 골밑 파울에 대해 심하게 항의, 테크니컬 파울을 받기도 했다. 경기력과 심리전에서 모두 무너져 있는 KCC였다.

3분34초를 남기고 62-41, 21점 차. 분위기가 완전히 기울자, 오리온의 조직 농구가 더욱 빛을 발했다. 잭슨이 절묘한 패스로 장재석의 골밑슛을 연결했고, 헤인즈와 허일영의 2대2 공격이 성공되기도 했다.

반면 KCC의 공격은 완전히 단절됐다. 잭슨은 2분4초를 남기고 속공상황에서 호쾌한 리버스 덩크슛을 폭발시켰다. 사실상 축포였다. 3쿼터 종료 시점 전광판에 찍힌 점수는 76-46, 무려 30점 차.

4쿼터는 양팀 모두 베스트 멤버를 기용했지만, 사실상 '가비지 타임'이었다. 고양=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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