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 떠나는 이승준, 은퇴 결정까지의 뒷이야기

기사입력 2016-05-30 12:08



"어느정도 준비를 했던 것 같다."

프로농구 서울 SK 나이츠 이승준의 은퇴. 농구팬들이 많은 아쉬움을 표하고 있는 가운데, 어떻게 보면 세월의 흐름을 거스를 수 없는 선택이었는지도 모른다.

이승준은 FA 원소속구단 재협상 마감일인 28일까지 SK와 계약 합의를 하는 데 실패했다. 그리고 미련 없이 은퇴를 선언했다. 2009년 귀화혼혈선수 드래프트로 서울 삼성 썬더스 유니폼을 입고 원주 동부 프로미를 거쳐 지난 시즌 SK에 합류해 마지막 농구 인생을 불태웠다. 6시즌 평균 13.9득점 7.2리바운드 2.1어시스트의 수준급 성적을 기록했고, 국가대표로도 세 차례 선발돼 국위 선양까지 했다.

하지만 나이와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2014년 1월 아킬레스건 파열이라는 큰 부상으로 선수 생명의 위기를 맞이했다. 다행히 재활을 마치고 지난 시즌 SK 유니폼을 입었지만, 부상 후유증으로 인해 제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38세라는 많은 나이에 부상까지 겹치니, 특유의 점프력과 스피드가 사라지고 말았다.

SK 관계자는 "이승준이 협상 과정에서 자신의 자존심을 지킬 수 있는 액수면 도장을 찍겠다고 했다. 우리도 우리의 성의를 표시했는데, 그 금액으로는 양측 합의가 되지 않았다"고 뒷이야기를 설명했다. 이승준이 어느정도 받아들일 수 있는 보수 하한선을 정해놓고, 그 액수가 안되면 미련없이 유니폼을 벗을 각오를 했다는 것. 이 관계자는 "이승준이 은퇴에 대해 어느정도 준비를 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승준은 최근 미모의 신부와 결혼식을 올리며 인생 제2의 출발을 선언했다.

이승준 본인도 안타깝겠지만, 동생 이동준도 마음이 괜찮을 리 없다. 2007년 대구 동양 오리온스에 형보다 먼저 입단해 활약해온 이승준은 매 시즌 형과 한 팀에서 뛰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었다. 그리고 지난해 형제가 나란히 SK로 이적하며 그 꿈이 처음으로 지난해 이뤄졌는데, 불과 한 시즌 만에 형제는 코트에서 이별하게 됐다. 이동준은 SK와 FA 계약을 맺어 계약 기간이 1년 남아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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