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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농구의 간판 스타 박혜진(26·우리은행 위비)이 충남 아산시 동신초등학교 체육관에 나타났다. 동신초 여자농구 선수들은 자신들의 우상일 법한 선수를 코앞에 두고도 쉽게 다가서지 못했다. 내성적인 성격의 박혜진도 어색한지 한참 어린 후배들을 살갑게 대하지 못했다. 첫 만남은 그랬고 1시간쯤 지났을 때는 달랐다. 박혜진과 동신초 선수들은 짧은 만남을 아쉬워하며 다음을 기약했다.
박혜진이 스포츠조선이 한국프로스포츠협회와 함께 진행하는 '이웃집에 프로가 산다' 7번째 주인공으로 나섰다. 그는 지난 4월 30일 동신초를 찾아가 농구 선수로 첫발을 디딘 9명과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
그는 "프로그램 취지가 너무 좋아 제안을 받고 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날짜가 다가오자 후배들 앞에서 무슨 얘기를 해줄까 고민하느라 밤잠을 설쳤다"고 말했다.
박혜진은 어린 시절 부산에서 농구를 시작했다. 부산 대신초와 동주여중 그리고 삼천포여고를 거쳐 프로선수가 됐다. 그가 농구를 배울 때는 '이웃집에 프로가 산다' 같은 프로젝트가 없었다고 했다. 박혜진은 "나는 어린 시절 프로선수를 만나 교육을 받은 기억이 없다. 동주여중 시절 10년 선배인 변연하 언니가 학교에 왔을 때 인사를 했던 기억은 있다"고 했다. 변연하는 2015~2016시즌을 끝으로 선수 은퇴했다.
고민 끝에 박혜진이 짜온 단시간 교육 프로그램의 핵심은 '기본'이었다. 그는 "외국에도 나가 보고 훌륭한 지도자들을 만나 스킬 트레이닝을 받아봤다. 그럴 때마다 빠지지 않고 나온 것이 기본기다. 농구의 기본 드리블과 슈팅. 이 두 가지 기초가 탄탄해야 나중에 좋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드리블과 슈팅에 약 30분씩 시간을 배분했다. 먼저 선수들에게 드리블과 슈팅을 해보라고 주문했다. 선수들의 기량을 파악한 후 족집게 처럼 잘못된 부분을 수정해주었다.
박혜진은 드리블은 자세가 낮아야 하고 또 리듬의 변화를 탈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선수들에게 드리블을 할 때 "파워"를 실어야 한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똑같은 리듬으로 안전하게 치고 나가는 드리블로는 상대 수비를 제칠 수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동신초 선수들은 약속한 1시간이 끝나자 추가로 드리블로 수비를 따돌리는 걸 가르쳐달라고 했다. 박혜진은 가수가 앙코르 요청에 화답하는 것 처럼 직접 삼각뿔을 놓고 시범을 보이고 지도를 했다.
슈팅 연습 과정에선 원 핸드슛을 주문했다. 다수의 어린 여자 선수들이 투 핸드 슈팅을 한다. 힘이 없다고 판단, 한 손 보다 두 손을 사용해서 공을 뿌린다.
박혜진은 "나도 어릴 때 투 핸드로 시작했다가 중간에 원 핸드로 바꿨다. 처음엔 멀리 던지기 어렵다고 생각해서 투 핸드로 하지만 요즘 추세는 원 핸드 슈팅이다. 힘들겠지만 원 핸드로 좋은 자세를 갖추면 훨씬 슈팅이 편안해지고 밸런스를 잡기도 좋다"고 말했다.
동신초 선수들은 처음 해보는 원 핸드 슈팅을 어색해 했다. 림까지 도달하지 않는 슈팅도 많았다. 박혜진은 "실패를 두려워하면 안 된다. 처음엔 림에 안 맞는 게 당연하다. 지금은 골을 넣는 것 보다 올바른 자세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주장 전지민양은 "혜진 언니에게 배워서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드리블로 상대를 돌파하는 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 친구들과 많이 연습해서 완전히 내 것으로 만들고 싶다"고 했다.
박혜진의 삼천포여고 선배인 유 란 코치는 2년째 동신초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약 한달이 지난 최근 전화통화에서 그는 "우리 어린 선수들에게 혜진이와의 짧은 만남은 좋은 추억으로 남아 있다. 앞으로 우리 선수들이 성장하는 데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매일 만나는 내가 해주는 말 한마디 보다 국가대표이자 동경의 대상인 박혜진의 한마디가 더 효과가 있다. 혜진이가 온 이후 우리 선수들의 슛폼이 달라졌다"고 했다.
우리은행 농구단은 이번 인연으로 알게된 동신초와 지속적으로 유대 관계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했다. 정장훈 우리은행 위비 사무국장은 "우리은행은 새로운 도약을 위해 아산시로 연고지를 옮겼다. 연고지에 있는 동신초 꿈나무들을 꾸준히 후원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산=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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