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희정 1천경기 출전 앞두고 술렁이는 KBL과 삼성

기사입력 2016-12-22 09:32


서울 삼성 주희정이 개인통산 1000경기 출전에 1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주희정은 23일 안앙 KGC전에서대기록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KBL도 대대적으로 축하 행사를 계획중이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서울 삼성 주희정의 통산 1000경기 출전 달성을 앞두고 KBL이 술렁이고 있다.

KBL 출범 후 개인 통산 1000경기 출전 기록은 최초이기 때문이다. 통산 출전 경기수 1위를 달리고 있는 주희정은 올해 만 39세이다. 한국 나이로 치면 40세이고, '빠른 77년생'이기 때문에 친구들은 대부분 마흔 한 살이다. 불혹의 나이에 여전히 코트에서 묵직한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1997~1998시즌 데뷔한 주희정은 올해가 프로 20년째로 한결같은 모습으로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KBL은 주희정의 1000경기 출전 기록 달성을 대대적으로 기념할 예정이다. 주희정은 오는 23일 안양에서 열린 KGC전서 코트를 밟은 대망의 1000경기 출전에 입맞춤한다.

주희정은 21일 고양에서 열린 고양 오리온과의 원정경기에 교체 출전해 통산 999경기를 기록했다. 이날 주희정은 4분39초를 뛰었다. 득점 및 어시스트는 없었지만, 팀이 쫓기고 있는 상황에서 코트를 밟아 동료들을 지휘했다. 삼성은 경기 막판 오리온의 추격을 뿌리치고 84대79로 승리하며 단독 2위로 올라섰다. 주희정의 통산 1000경기 출전 기록을 앞두고 연패를 끊은 것이다.

경기 후 후배인 김준일은 "희정이형의 999경기를 이겨 기분이 좋다. 1000경기 때도 이겨서 영원히 기억에 남도록 하겠다"면서 "올시즌 시작되고 1000경기 카운트다운이 시작됐는데, 기록에 다가갈수록 최대한 많이 이기자고 선수들이 다짐했다"며 의미를 부였했다.

이날 승리의 일등공신인 리카르도 라틀리프도 "주희정의 기록은 놀랍다. 주희정이나 문태종 문태영같은 선수들은 대단하다. 나도 배우고 싶고, 주희정처럼 오랫동안 선수로 잘하고 시즌을 잘 치르는 선수가 됐으면 한다"며 존경심을 나타냈다.

주희정은 원주 TG삼보에서 데뷔해 한 시즌을 치른 뒤 삼성으로 옮겼다. 2005년부터 2009년초까지 안양 KT&G에서 뛰다 2009년 서울 SK로 이적했고, 지난해 삼성으로 돌아와 두 번째 시즌을 맞았다. 주희정의 통산 출전 기록은 곧 KBL의 역사다.

삼성 이상민 감독도 남다른 감회를 나타냈다. 이 감독은 주희정과 같이 데뷔했으나, 선수 시절 한 팀에서 뛴 적은 없다. 그러나 오랫동안 지켜봐 온 선배로, 또한 지난해부터 감독과 선수로 만난 사제지간으로 1000경기 출전에 대해 깊은 경외감을 드러냈다. 주희정 999, 추승균 738, 서장훈 688, 현역 김주성 666.

그는 "어마어마한 기록이다. 내가 13시즌을 뛰었는데 54경기 전체를 뛴 시즌도 없다"면서 "희정이만큼 자기관리가 철저한 선수를 본 적이 없다. 독하다. 아파도 안 쉰다. 억지로 쉬라고 할 정도다. 직접 한 팀에서 보니 그렇게 몸관리를 하니까 1000경기까지 가게 된 것 같다"며 혀를 내둘렀다.


주희정은 주전 멤버는 아니다. 백업 가드다. 전반적인 게임 리딩은 김태술이 맡는다. 2번 자리인 슈팅가드도 주로 임동섭 또는 문태영이 출전한다. 그러나 승부처라고 판단될 때 주희정이 등장한다. 이 감독은 "태술이가 게임을 주로 끌고 가지만 희정이의 공격 성향이 높기 때문에 중요할 때 외곽에서 한 두개씩 터뜨리는 것이 힘이 된다"고 설명했다.

통산 출전 기록 2위와 3위는 은퇴한 추승균(738경기), 서장훈(688경기)이다. 원주 동부 김주성이 666경기로 현역 2위, 역대 4위에 올라 있다. 1000경기 출전이 앞으로 나오기 힘든 기록이라는 이야기다. 이 감독은 주희정의 기록에 다가갈 수 있는 선수로 전주 KCC 송교창을 꼽았다. 그는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역대 고졸 신인으로는 가장 높은 1라운드 3순위 지명을 받았다.

이 감독은 "사실 지금 선수들 중 김선형(서울 SK)도 힘든 기록이다. 송교창 말고는 가능한 선수가 없다. 군대 문제가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그래도 마흔살까지 뛰어야 가능하다"고 했다.

KBL은 "삼성 구단과 축하 행사를 크게 해 줄 예정이다. 코트를 밟는 순간 다음 데드 타임이라든가 스타팅이라면 경기전이라든가 방안을 모색중"이라며 "이런 기록은 앞으로도 나오기 힘들다. KBL 역사의 정말 소중한 자산이 될 것이다"고 밝혔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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