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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 KGC와 울산 모비스의 2016-2017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2차전이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렸다. KGC 사익스가 환호하고 있다. 안양=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7.04.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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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운 오리 새끼'에서 '백조'가 됐다. 키퍼 사익스가 자신을 2번이나 교체하려 했던 김승기 감독에게 챔피언결정전행 티켓을 선물했다.
안양 KGC는 14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울산 모비스 피버스와의 4강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70대61로 승리, 3연승으로 챔프전 진출을 조기 확정지었다. 시리즈 개막 전, 전력상 KGC가 우세할 것이라는 전망은 많았지만 강호 모비스를 상대로 매우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우승에 도전하게 됐다.
이번 KGC 3연승의 중심에는 외국인 가드 사익스가 있었다. 사익스는 이날 경기 21분30초를뛰며 14득점 2리바운드 5어시스트를 기록, 팀 공격을 이끌었다. KGC는 이날 경기 전반 매끄럽지 못한 공격으로 25득점밖에 하지 못하며 어려운 경기를 했다. 이 25득점도 2쿼터 사익스가 개인 속공으로 연거푸 득점을 올려 쌓을 수 있었던 점수.
사익스의 진가는 3쿼터 드러났다. 모비스는 이날 사익스를 막기 위해 젊고 활동량이 많은 김수찬을 전담 마크맨으로 붙이고, 나머지 선수들도 모두 스위치 디펜스를 하는 전략을 선택했는데 사익스는 아랑곳하지 않고 모비스 진영을 맹폭했다. 3쿼터에는 아예 나머지 4명의 선수가 반대편 사이드로 빠지고 사익스에게 1대1 공격을 시키는 패턴을 연속으로 선보이기도 했다. 모비스 수비진은 사익스의 원맨쇼를 막지 못했다. 돌파에 이은 레이업 득점이 매우 깔끔했다.
플레이오프 팀의 중심이 된 데이비드 사이먼과 비교하면 기록적으로 떨어진다. 그러나 이는 당연할 수밖에 없다. 사익스는 외국인 선수 2명이 모두 뛸 수 있는 2~3쿼터에만 주로 출전하기 때문. 단순 기록을 떠나 사익스의 득점 하나하나가 매우 값졌다. 특히, 상대가 추격을 하는 시점 KGC 공격이 풀리지 않을 때 사익스의 개인 능력이 빛을 발했다. 반대로 모비스는 팀 공격이 막힐 때, 이 활로를 풀어줄 선수가 없어 3연전 내내 답답한 모습을 보였다.
사익스는 정규리그 도중 2번이나 교체를 당할 뻔 했다. 언더사이즈 빅맨들이 있는 팀과의 단기전 승부에서 무조건 밀릴 것이라고 계산한 김승기 감독이 거기에 맞는 선수들 교체를 진행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선수가 계약을 거부하고, 선수들이 사익스를 원하는 일 등이 발생하며 팀에 잔류하게 됐다. 이 과정에서 사익스는 더욱 단단해졌고, 이제는 KGC에 없어서는 안될 보물이 됐다. 사익스가 김 감독에게 첫 챔프전 티켓을 선물했다. 이제는 김 감독이 사익스에게 어떻게라도 고마움을 표시할 차례다.
울산=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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