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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작예상 트라이아웃. 뒤에서 웃고있는 한국형 용병들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17-07-20 14:28


KBL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에서 KBL, 관계자들이 선수들의 키를 재고 있다. 사진제공=KBL

팀의 한 시즌을 결정지을 수도 있는 KBL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 팀별로 프런트와 코칭스태프가 좋은 옥석을 가리기 위해 눈에 불을 켜고 봐야하는데 현지 사정은 그러지 못한 듯하다.

이번에 드래프트 초청 대상이 191명이었지만 실제로 참가 등록을 한 선수는 92명이었다. 최근 100∼120명 정도가 참가한 것과 비교해 현저히 떨어지는 숫자다. 이 중에서 부상 등을 이유로 빠지는 선수도 있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데저트 오아시스 고교에서 20일(이하 한국시각)까지 이틀간 트라이아웃이 열렸고, 이제 21일 드래프트만을 남겨놨지만 팀들은 누굴 뽑을지도 생각하면서 이미 대체 선수들까지 생각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이번 트라이아웃에는 찰스 로드(전 모비스), 로드 벤슨(33), 웬델 맥키네스(이상 전 동부), 제임스 메이스(전 LG) 등 KBL에서 좋은 활약을 보인 선수들이 나타나지 않았다. 이유가 있었다. 대체 선수로 언제든지 KBL에 올 수 있다는 것이다. KBL은 2015, 2016년에 트라이아웃에 참가했거나 KBL에서 뛴 선수를 대체 선수로 선발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제도를 선수들이 이용을 하는 것이다.

자신들이 원하는 팀에 갈 수 있다. 트라이아웃에 나오면 자신이 원하지 않는 팀에 뽑힐 수 있다. 이미 한국에서 뛰어봤고, 각 팀 감독들의 성향과 훈련 스타일을 다 알고 있기에 좀 더 편하게 자신의 실력을 보여줄 수 있는 팀을 선택하려면 대체 선수로 가는 것이 낫다. 물론 자기가 원하는 팀에 있는 선수가 부진하거나 부상을 당해서 뛸 수 없어야 하고 그 팀이 자신을 필요로 해야하는 조건이 붙지만 그렇더라도 선택의 폭이 넓어질 수 있다.

대체 선수로 뛰게되면 한국 팀들의 많은 훈련량을 감내할 필요도 없어진다. 트라이아웃을 통해 뽑히면 팀 전술을 익히기 위해 일찍 합류해서 훈련을 해야 한다. 한국은 훈련이 많기로 소문이 나있다. 한국 농구를 잘 아는만큼 굳이 일찍 들어가서 힘들게 훈련할 필요가 없다.

이런 생각에는 한국의 팀들이 자신들을 불러줄 것이란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트라이아웃 현장에서 뽑을 만한 선수가 별로 없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팀들도 뽑은 선수가 엄청나게 좋은 활약을 펼치지 못한다면 이미 실력이 검증된 선수에게 눈길이 갈 수밖에 없다.

20명의 외국인 선수가 시즌 끝까지 뛴 적은 한번도 없다. 당연히 부진과 부상 등으로 대체선수가 필요할 수밖에 없다. 지난해엔 한 선수가 여러 팀의 대체선수로 뛰는 돌려막기까지 있었다. 외국인 선수가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한국에서 좋은 성적을 올려 장수하는 선수들이 늘면서 이런 현상이 계속 될 가능성이 높고 결국 선수가 갑이되고 팀이 을이 되는 상황이 만들어지게 됐다.

이번 외국인 드래프트로 전력분석을 하는 것이 의미가 없을지도 모른다. 대체선수가 와야 진짜 팀 전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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