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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정상일 KDB생명 신임감독, "사명감을 갖고 도전하겠다"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8-05-01 15:31


◇WKBL이 공개모집을 통해 정상일 전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여자 농구대표팀 코치를 KDB생명의 신임 감독으로 선발했다. 사진은 아시안게임 코치 시절의 선수들을 지도하는 정상일 감독. 사진제공=WKBL

"사명감을 갖고 도전했다."

WKBL(여자농구연맹)은 지난 30일 '공개 모집을 거쳐 정상일 전 인천아시안게임 여자농구대표팀 코치(51)를 KDB생명 신임 감독으로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동국대를 졸업하고 1991년 기아 농구단에 입단해 선수로 뛴 정 감독은 2002~2004년 남자 프로농구 현대 모비스 코치를 거쳐, 2005 겨울리그부터 2013~2014시즌까지 여자 프로농구 삼성생명 코치로 일했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여자농구대표팀 코치로 위성우 감독과 함께 우승을 이끌었다.

이후 정 감독은 중국 상하이 청소년대표팀 사령탑을 맡아 중국에 한국 농구의 조직력과 다양한 수비 전술을 전했다. 3년간 중국에서 성공적인 지도자 수업을 쌓은 정 감독은 고향으로 돌아왔다. 그는 1일 오전 스포츠조선과 통화에서 "코치 생활을 오랫동안 해온 여자 프로농구는 내게 고향과 같다. 여기서 감독으로 도전해보고 싶었다. 단순히 개인적인 야망이 아니라 WKBL 전체를 살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WKBL은 KDB생명이 농구단 운영을 포기함에 따라, 현재 구단 인수 기업을 물색하고 있다. 인수 기업을 찾지 못하면, 다음 시즌 WKBL이 구단을 위탁 운영해야 한다. 다음은 정 감독과 일문일답.

-2014년 아시안게임 이후 국내무대에서 볼 수 없었다. 어떻게 지냈나.

▶대회가 종료 직후 중국에서 감독직 제의가 들어왔다. 2017년 11월까지 상하이 청소년대표팀 감독으로 있었다. 상하이 시에서 내게 팀을 맡길 때 목표는 전국체전 본선 진출이었다. 전국체전이 4년마다 열리는 데 중국 내에서는 올림픽보다 더 큰 인기와 중요도를 갖고 있다. 내가 감독을 맡기 전까지 상하이대표팀은 전국 25위권에 불과했는데, 6위까지 끌어올렸다. 처음에는 무척 힘들었지만, 나중에는 보람과 성취감을 얻을 수 있었다.

-성공적인 중국 생활을 뒤로하고 KDB생명 감독직 공모에 응한 이유는.

▶상하이와 계약은 작년 11월에 종료됐다. 이후 현지에서 코치와 선수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 요청이 계속 있었다. 다른 팀도 찾아볼 수 있었다. 하지만 중국에서 쌓은 지도자로서 노하우와 경험을 한국에서 펼쳐보고 싶었다. 마침 KDB생명의 감독 공개 모집 소식을 들어 고심 끝에 지원했다. 지원을 하고도 사실 반신반의했다. 내심 '떨어지면 다시 중국으로 가야 되나'하는 생각도 했다.(웃음)

-KDB생명이 지난 시즌 꼴찌를 했고, 현재 WKBL이 위탁운영 중인데.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더욱 큰 사명감을 갖고 지원했다. 여자 프로농구는 내가 오랫동안 코치로 몸담았던 고향이다. 냉정히 말해서 5개 구단으로는 리그 운영이 어렵다. 여자 프로농구가 계속 위기라고 하는데, KDB생명이 사라지면 정말 큰일 난다. 결국 KDB생명이 잘 살아나야 여자 프로농구 전체가 살아날 수 있다. 지금은 위탁운영 체제지만, 새로운 회사가 인수할 때까지 건강한 경기력을 보여줘야 한다. 그 역할을 해야 한다는 사명감이 있다.

-중국에 오래 있었는데, 낯설지 않나.

▶상하이는 국제적인 큰 도시다. 케이블 채널을 통해 WKBL 경기를 매일 볼 수 있었다. 일과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중계를 계속 보면서 여러 팀의 경기력과 리그 흐름을 파악했다. 그리고 WKBL에서 오랫동안 코치를 해 3년 공백이 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향후 팀 운영 계획과 새 시즌의 목표는.

▶일단 밖에서 보는 것과 직접 보는 것은 다르다. 선수들의 개별 능력치나 몸 상태는 직접 보고 파악하겠다. 내일 훈련이 시작되는데 최대한 빨리 현재 전력을 파악한 뒤 연간 훈련 계획을 짤 생각이다. 기본이 중요하다. 보는 사람은 재미 없을 지 몰라도 리바운드와 수비가 강해야 한다. 이게 지켜지면 팀은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그리고 그런 기본을 제대로 소화하려면 강한 체력이 받쳐줘야 한다. 선수들에게 그런 면을 강조할 생각이다. 앞서 말했듯 정말 사명감이 필요하다. 또 동기 부여를 위한 구체적인 목표가 반드시 필요하다. 다음 시즌엔 '라운드당 2승'을 목표로 삼고 싶다. 선수들을 열심히 이끌어보겠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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