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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명감을 갖고 도전했다."
-2014년 아시안게임 이후 국내무대에서 볼 수 없었다. 어떻게 지냈나.
▶대회가 종료 직후 중국에서 감독직 제의가 들어왔다. 2017년 11월까지 상하이 청소년대표팀 감독으로 있었다. 상하이 시에서 내게 팀을 맡길 때 목표는 전국체전 본선 진출이었다. 전국체전이 4년마다 열리는 데 중국 내에서는 올림픽보다 더 큰 인기와 중요도를 갖고 있다. 내가 감독을 맡기 전까지 상하이대표팀은 전국 25위권에 불과했는데, 6위까지 끌어올렸다. 처음에는 무척 힘들었지만, 나중에는 보람과 성취감을 얻을 수 있었다.
▶상하이와 계약은 작년 11월에 종료됐다. 이후 현지에서 코치와 선수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 요청이 계속 있었다. 다른 팀도 찾아볼 수 있었다. 하지만 중국에서 쌓은 지도자로서 노하우와 경험을 한국에서 펼쳐보고 싶었다. 마침 KDB생명의 감독 공개 모집 소식을 들어 고심 끝에 지원했다. 지원을 하고도 사실 반신반의했다. 내심 '떨어지면 다시 중국으로 가야 되나'하는 생각도 했다.(웃음)
-KDB생명이 지난 시즌 꼴찌를 했고, 현재 WKBL이 위탁운영 중인데.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더욱 큰 사명감을 갖고 지원했다. 여자 프로농구는 내가 오랫동안 코치로 몸담았던 고향이다. 냉정히 말해서 5개 구단으로는 리그 운영이 어렵다. 여자 프로농구가 계속 위기라고 하는데, KDB생명이 사라지면 정말 큰일 난다. 결국 KDB생명이 잘 살아나야 여자 프로농구 전체가 살아날 수 있다. 지금은 위탁운영 체제지만, 새로운 회사가 인수할 때까지 건강한 경기력을 보여줘야 한다. 그 역할을 해야 한다는 사명감이 있다.
-중국에 오래 있었는데, 낯설지 않나.
▶상하이는 국제적인 큰 도시다. 케이블 채널을 통해 WKBL 경기를 매일 볼 수 있었다. 일과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중계를 계속 보면서 여러 팀의 경기력과 리그 흐름을 파악했다. 그리고 WKBL에서 오랫동안 코치를 해 3년 공백이 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향후 팀 운영 계획과 새 시즌의 목표는.
▶일단 밖에서 보는 것과 직접 보는 것은 다르다. 선수들의 개별 능력치나 몸 상태는 직접 보고 파악하겠다. 내일 훈련이 시작되는데 최대한 빨리 현재 전력을 파악한 뒤 연간 훈련 계획을 짤 생각이다. 기본이 중요하다. 보는 사람은 재미 없을 지 몰라도 리바운드와 수비가 강해야 한다. 이게 지켜지면 팀은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그리고 그런 기본을 제대로 소화하려면 강한 체력이 받쳐줘야 한다. 선수들에게 그런 면을 강조할 생각이다. 앞서 말했듯 정말 사명감이 필요하다. 또 동기 부여를 위한 구체적인 목표가 반드시 필요하다. 다음 시즌엔 '라운드당 2승'을 목표로 삼고 싶다. 선수들을 열심히 이끌어보겠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