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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선발 물의, 농구 국가대표 허재 감독 결국 자진 사퇴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8-09-05 15:03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농구 A조 예선 한국 대 인도네시아 경기가 14일 오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농구장에서 열렸다. 한국 허재 감독이 최준용에게 볼을 건네고 있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2018.08.14/

자신의 두 아들인 허 웅(25·상무)과 허 훈(23·KT)을 국가대표에 선발하며 물의를 빚었던 남자 농구국가대표팀 허 재 감독이 결국 자진사퇴했다.

대한민국농구협회는 5일 보도자료를 통해 "허 재 감독이 사의를 표명해 이를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13일(요르단전)과 17일(시리아전)에 열리는 2019 국제농구연맹(FIBA) 월드컵 아시아 지역 예선 경기 김상식 코치의 감독 대행 체재로 치르게 된다.

이번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동메달을 딴 허 감독의 자진 사퇴는 결국 지난 대표 선발 과정에서 허 웅과 허 훈을 발탁하면서 불거진 논란이 발단이 됐다. 지난 2016년 6월에 남자농구 국가대표 사령탑으로 선임된 허 감독은 아시안게임 대표팀 선발 때 기술위원회와 마찰도 불사하며 두 아들을 선발했다. 허 감독은 "내가 결과에 책임지겠다"는 강경발언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농구인들의 우려대로 허 웅과 허 훈은 대표팀 경기력에 별다른 기여를 하지 못했다. 특히 허 훈은 8강전과 4강전, 동메달 결정전에서 한 번도 코트를 밟지 못해 사실상 '전력 외 선수'에 머물렀다. 결국 아시안게임에서 남자 농구대표팀이 동메달에 그친 뒤 비판이 이어졌다.

결국 대한민국농구협회는 지난 4일 경기력 향상위원회 회의를 열어 2019 FIBA 농구월드컵 아시아 예선 요르단전과 시리아전에 출전할 대표 선수(12명) 명단을 발표했는데, 여기서 허 웅과 허 훈을 모두 제외했다. 어떤 면에서는 허 감독에 대한 질책의 메시지라고 볼 수 있다.

더불어 이날 유재학 경기력향상위원장 마저 "아시안게임 결과에 대한 책임을 통과하며 17일 시리아전을 마친 뒤 물러나겠다"고 사의를 표명했다. 하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허 감독은 내년 2월까지인 전임감독의 임기를 채우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그러나 대한민국농구협회가 선수 교체에 먼저 나서고, 여기에 유 위원장까지 전날 사의를 먼저 표명하자 허 감독 역시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차기 농구대표팀 감독을 누가 맡을 것인가에 대한 궁금증도 커지고 있다. 일단 17일까지는 김상식 대행 체제다. 이후에 본격적인 논의가 이어질 전망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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