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현장스케치]1525명, 선수도 팬도 모두가 목말랐던 'A매치'

김가을 기자

기사입력 2019-08-28 11:40


사진제공=대한농구협회

[인천=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모두가 기다렸던 모의고사였다.

김상식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농구대표팀은 27일 인천 삼산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앙골라와의 현대모비스 초청 4개국 국제농구대회를 끝으로 모의고사를 마무리했다. 이제는 실전이다. 김상식호는 중국에서 열리는 2019년 국제농구연맹(FIBA) 농구월드컵에 출격한다. 2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결전지로 떠난다.

이번 대회는 처음이자 마지막 모의고사였다. 지난 6월 훈련에 돌입한 김상식호는 존스컵을 제외, 줄곧 진천선수촌에서 훈련했다. 모의고사에서 만난 상대들은 무척 강했다. FIBA랭킹 32위인 한국은 리투아니아(6위), 체코(24위), 앙골라(39위)와 연달아 붙었다. 한국은 첫 경기에서 리투아니아에 57대86으로 완패했다. 체코전에서는 막판 추격전에 나섰지만, 89대97로 고개를 숙였다. 최종전에서 앙골라를 91대76으로 꺾으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대회를 마친 김 감독과 '캡틴' 이정현은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좋은 경험을 했다."

김 감독은 "이런 평가전이 없었다면 위축되고 당황했을 것 같다. 몸싸움 등에서 조금이라도 자신감을 얻었다. 나머지는 코칭스태프가 연구해서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드리겠다. 좋은 경험을 했다"고 말했다.

이정현도 "평가전이 도움이 많이 된 것 같다. 평가전 없이 바로 중국으로 갔다면, 리투아니아전처럼 무너졌을 것이다. 경기를 하면서 적응을 했고, 어떻게 풀어야 할지 깨달았다. 선수들이 막연히 높이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다. 직접 몸으로 부딪치며 자신감을 얻었다. 그게 소득인 것 같다. 이번 평가전으로 많은 것을 얻고 간다"고 소감을 밝혔다.

현장에서 경기를 지켜본 농구 전문가들은 "우리 선수들끼리 훈련하다가 장신의 유럽 선수들과 대결을 했다. 체코 감독이 우리와 월드컵에서 붙는 러시아 선수들은 훨씬 크다고 말했다. 조금 더 일찍 이런 기회가 있었다면, 적응은 물론이고 조금 더 여유있게 대응책도 세울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월드컵을 앞두고 가진 모의고사. 선수들에게만 필요했던 것은 아니다. 팬들에게도 A매치는 간절했다. 사실 이번 대회는 홍보 부족, 평일 오후 진행 등 다각적 이유로 흥행에서 쓴맛을 봤다. 첫 날 3737명, 둘째 날 2950명, 마지막 날 1525명이 들어찼을 뿐이다. 이용호 씨는 "대회가 열린다는 건 알았는데, 언제 어디서 하는지 너무 뒤늦게 알았다. 포털창에 대회명을 전부 검색해야 안내가 나오니까 당연히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협회의 홍보가 부족했던 것 같다. 오랜만에, 그것도 수도권에서 열리는 A매치라 팬들 입장에서는 안 볼 이유가 없거든요"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러나 현장을 찾은 팬들은 여름날의 농구를 만끽하고 갔다. 김유진 전현수 강다연 씨는 "좋은 기회였다. 사실 우리나라 경기를 보러왔는데, 리투아니아와 체코전이 정말 재미있을 것 같다는 추천을 받았다. 그래서 외국팀들의 경기지만 마지막까지 보기로 했다. 확실히 직관은 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이한백 씨는 "워싱턴 팬이다. 체코에 좋아하는 선수가 있어서 응원하고 있다. 지난해 돈을 털어서 NBA를 보러 미국에 다녀왔다. 가진 돈이 부족해서 맨 끝에서 봤다. 이렇게 가까이에서 NBA 선수들의 플레이를 보니 좋다. 이게 현실이 맞나 싶다"며 웃었다. 정지민 씨는 "A매치가 자주 열렸으면 좋겠다. 확실히 다르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인천=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사주로 알아보는 내 운명의 상대

▶눈으로 보는 동영상 뉴스 핫템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