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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성별과 연령을 막론하고 타인의 감정을 헤아릴 수 있는 공감능력이 강조되는 시대다. 어떠한 사안이 벌어졌을 때 '나'를 앞세우기보다 상대방의 입장을 헤아려볼 수 있는 능력. 모든 사람들이 갖춰야 하겠지만, 특히나 자신의 발언을 대중에게 전파하는 입장에 있는 인물이라면 필수적으로 갖춰야 할 소양이라고 할 수 있다. '공감능력'이 결여된 부주의한 발언이 미치게 되는 파급력이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이다.
당시 선수단이 퇴장하는 출입구 쪽에 있던 한 어린이 팬이 손을 내밀어 하이파이브를 요청했는데, 한정원과 라건아를 제외한 모든 선수들이 이 요청을 무시했다. 보지 못한 선수도 있었겠지만, 대부분 그냥 무시하고 지나갔다. 이 장면을 본 농구 팬들은 KCC 선수들의 냉담한 팬 서비스를 질타했다. 변명의 여지가 없는 명백한 선수들의 잘못. KCC 구단도 다음 날 "프로 선수로서 해야 할 도리를 하지 못했다. 앞으로 팬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다시 새기는 계기로 삼겠다"며 즉각 사과문을 발표했다.
실수나 잘못은 인정하고 바로 잡으면 된다. KBL이 이번 시즌 팬들의 사랑 덕분에 다시 흥행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사실 그간 팬과의 스킨십이나 팬 서비스가 많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KCC 사례를 계기로 KBL 전체에 팬 서비스에 대한 인식 전환이 이뤄질 참이었다.
선수 출신으로서 후배들을 감싸려는 마음이 들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김 위원의 발언은 후배 선수들을 변호하지도 못했고, 팬들의 마음을 어루만지지도 못했다. 이번 사안의 본질과 영향력에 대한 깊은 고찰이 결여된 경솔한 발언으로 모두에게 상처만 준 꼴이 됐다. 김 위원의 현역 시절 플레이는 위대했다. 하지만, 이번 발언으로 그의 정서적 공감 능력은 농구 실력과는 영 딴판이라는 게 여지없이 드러나고 말았다. '레전드'의 씁쓸한 민낯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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