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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과 인기는 다른 차원' 올스타 투표에 드러난 KBL의 현실

기사입력 2019-12-24 07:32


◇23일 현재 KBL 홈페이지에서 진행중인 올스타 팬투표 득표 현황. 리그 공동 8위인 LG 선수들이 12위 안에 무려 4명이나 포진돼 있다. 사진=KBL 홈페이지 캡쳐

[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이거 참, 감사하면서도 난감하네요."

창원 LG 구단은 23일 현재 리그 공동 8위(9승16패)다. 하위권 성적이지만, KBL의 인기 상승에 기여하고 있다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시즌을 앞두고 현주엽 감독과 선수들이 한 방송사의 예능 프로그램에 꾸준히 출연하며 기존의 농구 팬뿐만 아니라, 신규 팬 유입에 크게 기여했다. 현 감독과 LG 선수단이 연말 시상식에서 강력한 수상 후보로 거론됐다는 얘기도 들린다. 그만큼 큰 인기를 끈 덕분이다.


◇KBL 올스타 팬투표 1위를 달리고 있는 부산 KT 허 훈. 사진제공=KBL
이런 LG 선수단의 인기는 최근 KBL 홈페이지에서 진행중인 올스타 팬투표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KBL은 지난 시즌과 마찬가지로 팬들이 홈페이지를 통해 직접 올스타를 뽑을 수 있게 만들어놨다. 일단 투표를 통해 베스트 12를 선정한다. 그 중에서 1, 2위를 차지한 선수들이 올스타전에서 맞붙는 드림팀과 매직팀의 얼굴이 돼 함께 뛸 11명의 선수들을 뽑게 된다. 이렇게 구성된 올스타들이 1월 19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한다.

그런데 지난 5일부터 진행돼 온 올스타 팬투표가 마감 이틀을 남겨둔 가운데 특이점이 포착되고 있다. 허 훈(KT)과 김시래(LG)가 1, 2위를 내달리고 있는데, 이들을 포함한 상위 12인 중에서 LG 선수들이 무려 4명(김시래, 정희재-8위, 캐디 라렌-10위, 김동량-11위)이나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LG 다음으로는 KCC(송교창-4위, 이정현-5위, 이대성-12위)가 3명의 이름을 올리고 있다. 그 뒤로 KT(허 훈-1위, 양홍석-3위)와 SK(최준용-6위, 김선형-9위)가 각각 2명이다. 여기에 DB의 허 웅이 7위에 올라 있다.


◇KBL 올스타 팬투표 2위를 기록 중인 창원 LG 김시래. 사진제공=KBL
반면, 리그 상위 6개 구단 중에서 안양 KGC(2위)와 인천 전자랜드(6위)는 톱12 안에 선수를 포함시키지 못했다. KGC에서는 박지훈이 17위, 변준형이 19위에 올라 있을 뿐이다. 올스타전이 열리는 삼산체육관을 홈으로 쓰는 전자랜드에서는 김낙현이 23위, 강상재가 27위로 겨우 30위권 안에 이름을 올렸다.

순위 급락선수도 눈에 띈다. 지난 시즌 각각 2, 3위를 차지한 라건아와 김종규가 이번에는 나란히 13위, 14위로 크게 밀려났다. 두 선수는 지난 시즌과 비슷한 기량을 선보이고 있지만, 팬들의 마음에서는 멀어지고 말았다.

결국 올스타 팬 투표에 드러난 팬들의 마음은 성적과 비례하지 않았다. KBL이나 다른 구단들이 반성해야 할 부분이다. 성적도 중요하지만, 그간 팬에게 한발 더 다가서 마음을 사로잡으려는 노력이 다소 부족했던 것이 이번 팬 투표에 그대로 반영됐다고 볼 수 있다.

이런 현상 때문에 LG관계자들은 팬들의 성원에 고마움을 느끼는 동시에 난감함도 표시하고 있다. 팀 성적이 뒷받침 됐더라면 올스타 팬투표의 인기를 마음껏 누리겠지만, 순위가 하위권이라 마음껏 기뻐할 수 없는 것. LG 구단은 되도록 겸손하게 팬들에게 고마움을 전하려 하고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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