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뿌듯합니다."
사실 SK 코칭스태프나 관계자들은 최성원에게 MVP를 주고 싶었을 것이다. 주전 가드 김선형이 부상으로 빠졌을 때, 최성원이 버텨주지 못했다면 SK의 정규리그 공동 1위도 없었다. 김선형이 있어도, 상대 가드에 대한 수비가 필요할 때는 최성원이 선발로 출전했다. 수비 뿐 아니라 공격에서도 외곽슛을 터뜨리는 등 쏠쏠한 활약을 했다.
재미있는 사실은 SK에서 두 시즌 연속 가드 포지션 수비 5걸을 배출해냈다는 것. 지난 시즌에는 '수비 스페셜리스트' 최원혁이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2017~2018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상대 디온테 버튼(당시 DB) 압살 수비로 우승을 가져다준 복덩이. 최원혁이 군에 입대하자 최성원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김 코치는 공격력은 상대적으로 떨어지지만, 투지 하나만큼은 발군이었던 최원혁을 눈여겨보고 전문 수비수로 키워보자는 생각을 했다. 최원혁으로 히트를 친 후, 다음 수혜자가 최성원이었다. 김 코치는 "수비력만 놓고 보면 최원혁이 앞섰다. 하지만 최성원은 고려대 시절 공격력도 인정받았던 수준급 선수였다. 최원혁만큼은 아닐지라도, 어느 정도 수비 능력을 끌어올리면 공-수 겸장 주전급 가드로도 성장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행히 최성원이 의욕을 갖고 김 코치와 함께 성실히 훈련에 임했다. 김 코치는 최성원의 발전을 위해, 같은 그룹 SK 핸드볼 선수들을 초청해 스텝 훈련 방법을 배우게 했다. 최원혁 때부터 써온 비밀 무기였다. 김 코치는 "어떻게 하면 상대를 잘 막을 수 있을까 고민하다, 지그재그로 스텝을 밟는 일명 '시계스텝'을 연구했다. 자세히 보니 핸드볼 선수들의 스텝과 매우 유사했다. 최성원이 특별 훈련을 잘 받아들였고 수비 실력이 점점 느는 게 눈에 보였다"고 밝혔다. 문경은 감독이 그런 최성원을 시즌 초부터 중용했고, 선수는 그 믿음에 보답했다.
김 코치는 최성원의 2관왕에 대해 "뿌듯하다"고 말하며 "새벽부터 날 깨워 훈련하자고 조른 친구다. 노력에 대한 보상을 받은 것 같아 코치로서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김 코치는 마지막으로 "아직 한 명 남았다. 최원혁과 함께 군대에 간 이현석이다. 내 현역 시절과 같은 포지션인 포워드인데, 슛도 좋고 열심히 하는 선수다. 군 생활 후 돌아오면 외국인 스코어러도 막을 수 있는 최고의 포워드 수비수로 만들어보고 싶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무료로 알아보는 나의 운명의 상대
▶눈으로 보는 동영상 뉴스 핫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