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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부산 KT의 대박 예감.
그리고 하루 뒤 열린 인천 전자랜드전에서 데뷔전 활약이 운이 아니었음을 입증했다. 전자랜드전 역시 26분35초를 뛰며 7득점 3리바운드 6어시스트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KT는 주말 연전을 모두 잡아내며 6연승을 달렸다.
전자랜드전을 보면 이 선수가 과연 신인 선수가 맞나 싶을 정도로 농익은 플레이를 펼쳤다. 2쿼터 톱에서 골밑으로 커트인해 들어가는 양홍석에게 뿌리는 노룩 바운드 패스, 상대 외국인 선수의 블록슛을 의식하지 않고 시도해 성공시킨 속공 레이업슛, 그리고 3쿼터 김낙현의 속공 레이업슛을 블록하는 것과 골밑에서 상대 수비를 여유있게 제치고 바스켓카운트 득점을 만들어내는 장면은 탄성이 나올 정도였다.
경기력 뿐 아니라 심판에 항의, 어필도 할 줄 알았다. 경기 중간중간 선배들에게 독려의 박수를 치고, 상대 선수들 엉덩이도 두드려줬다. 신인 선수들이 처음 경기에 투입되면 어리바리하게 코트를 왔다갔다 하느라 바쁜데 박지원의 플레이에는 여유가 넘쳤다.
KT는 허 훈이라는 간판 가드가 있지만, 허 훈 외 마땅한 앞선 자원이 없어 고심이 있었다. 특히, 2018년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 지명이 유력했던 변준형(안양 KGC)을 거르고 박준영을 뽑은데다, 그 후속 트레이드로 박지훈(상무)이라는 유능한 가드까지 KGC로 보내 팬들의 많은 비난을 들어야 했다.
하지만 박지원이 합류해 좋은 경기력을 보여줘 KT에는 천군만마가 됐다. 혼자 앞선을 이끄느라 지쳤던 허 훈이 편하게 쉬는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됐고, 또 두 사람이 같이 뛰어도 시너지 효과가 나게 됐다. 공격적 성향이 강한 허 훈과 수비와 속공이 좋은 박지원의 조합의 케미스트리가 나쁘지 않았다.
물론, 아직은 더 지켜봐야 할 필요도 있다. 신인이기에 상대가 박지원을 잘 모른다. 경기 스타일이 분석되면 더 강한 압박을 받을 수 있다. 그리고 프로 데뷔 전부터 약점으로 지적받아온 슈팅력도 많은 보완이 필요해보였다. 그리고 강력한 수비는 좋지만, 상대 선수를 향해 과도한 '손질'을 하는 경향을 보였다. 상대 선수를 다치게 할 수도 있고, 불필요한 파울을 지적받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손을 써 상대를 괴롭히는 수비는 좋은 수비가 아니다.
하지만 신인 선수들에게 100%의 능력치를 바란다면, 그게 현실적으로 말이 안되는 일. 일단 박지원의 프로 데뷔는 강한 인상을 남기며 마무리 됐다. 앞으로 얼마나 더 성장할지 지켜보는 재미가 있을 선수가 KT에 찾아왔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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