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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박지수가 없었다면?'
3쿼터 시작 후 5분여동안 박지수의 골밑슛 4개밖에 추가하지 못한 KB스타즈는 신한은행에 역전을 허용하며 이날 가장 큰 위기를 맞기도 했다. 이후 신한은행이 이지슛을 자주 놓치고 턴오버를 하는 등 고비를 넘지 못하며 승기를 잡을 기회를 스스로 놓쳤기 망정이지, 냉정하게 말하자면 KB스타즈가 승부를 자력으로 결정지은 것은 아니었다. 경기 후 정상일 신한은행 감독조차 "공격 리바운드 싸움에서 밀린 것이 패인일뿐 다른 것은 선수들이 잘해줬다"고 말할 정도였다.
사실 KB스타즈는 이날 경기 전 분위기가 좋지는 않았다. 직전 경기였던 우리은행전에서 63대83, 20점차의 대패를 당했기 때문이다. 상대가 에이스 박혜진이 없음에도 불구, 김소니아와 박지현에 각각 28득점과 24득점씩 헌납했고 리바운드도 38개로 동률을 이루는데 그친 탓이다. 11개의 3점포를 허용한 것에서 보듯 외곽 수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도 있지만, 철저히 봉쇄된 박지수가 15득점으로 팀내 최다 득점을 올린 것에서 보듯 역시 다른 선수들의 분전이 없었던게 결정적인 이유였다. 우리은행전 이후 5일만에 신한은행과의 경기에 나서다 보니 슈터들의 경기 감각이 떨어진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이 역시 냉정한 승부의 세계에서 변명은 되지 않는다.
안덕수 KB스타즈 감독은 "박지수를 위한 패턴은 있지만, 동료 선수들이 분명 본인의 찬스나 역량을 발휘해줘야 한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날도 25득점-20리바운드를 기록한 박지수가 자신의 평균 기록 이하를 올리더라도 승리를 할 수 있어야 비로소 진정한 강팀이라는 얘기다. 박지수가 풀타임으로 뛰기 시작한 2017~2018시즌부터 우리은행과 양강 구도를 이루며 정규리그 1위를 번갈아 하고 있는 KB스타즈가 올해 숙적 우리은행을 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그렇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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