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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시즌아웃+박지현 트라우마, 우리은행 최대악재 어떻게 극복할까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20-12-29 17:31


여자프로농구 삼성생명과 우리은행의 경기가 14일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열렸다. 우리은행 김정은이 삼성생명 배혜윤, 이주연의 수비를 피해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용인=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0.12.14/

[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미안한 마음이 크네요. 하지만 위기를 또 극복해봐야죠."

연승의 기쁨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여자 프로농구 아산 우리은행이 최악의 악재를 만났다. 굳은 일을 마다하지 않으며 팀의 리더역할을 톡톡히 해주던 김정은(33)이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았다. 정밀 진단으로도 발목 부상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위성우 감독을 비롯한 우리은행 관계자는 김정은의 부상에 계속 안타까움과 미안함을 털어놨다.

하지만 이게 전부가 아니다. 또 다른 데미지도 있다. 바로 팀의 미래이자 차세대 에이스인 박지현(20)도 꽤 큰 마음의 상처를 받은 것이다. 김정은이 다치는 과정에 자신의 책임이 있다며 크게 마음아파하고 있다. 이 또한 우리은행이 치유하고 가야할 숙제다.

김정은은 지난 28일 부천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 KB국민은행 리브모바일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4라운드 부천 하나원큐와의 원정경기에서 1쿼터 막판 부상을 입었다. 골밑슛을 하고 착지하는 과정에서 오른쪽 발목을 다쳤다. 김정은은 곧바로 교체됐고, 아이싱 등을 한 뒤 경기 중간 인근 병원으로 이동해 엑스레이 촬영을 했다. 그 결과 골절 소견이 나왔다. 우리은행이 이날 68대50으로 대승을 거뒀지만, 경기 후 위 감독의 표정은 어두웠다. 위 감독은 "정은이가 그간 고생을 많이 해왔는데…정말 안타깝다"며 "다시 정밀 검사를 받아봐야 알겠지만, 현재로서는 시즌 아웃될 것 같다"고 걱정했었다.


여자프로농구 하나원큐와 우리은행의 경기가 28일 부천체육관에서 열렸다. 우리은행 박지현이 하나원큐 강유림의 수비를 피해 골밑슛을 시도하고 있다. 부천=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0.12.28/
그 걱정은 결국 현실이 되고 말았다. 김정은은 29일 팀 숙소인 아산 인근 종합병원에서 다시 정밀 검진을 받았고, 최종 미세 골절 진단을 받았다. 여기에도 우여곡절이 있었다. 당초 오전에 병원에 가려했으나 김정은이 고열증세를 보인 것. 긴급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진행했고, 최종 음성 판정을 받은 뒤 검진을 진행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갑자기 밤부터 고열이 생겨 크게 걱정했다. 열이 있으면 병원에도 갈 수 없지 않나. 오전에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시행해 음성 판정이 나와 오후에야 정밀 검진을 받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정밀 검진 결과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오른쪽 발목뼈가 탈구되며 미세골절이 발생한 것. 회복에 6주 가량이 소요될 전망이다. 그나마 수술이 필요한 정도는 아니라는 게 작은 위안이다. 위 감독은 "불행 중 다행인 결과지만, 그래도 너무 안타깝고 미안하다"고 말했다.

이와는 별도로 박지현의 심리적인 데미지도 어루만져야 할 부분이다. 박지현은 김정은의 부상에 크게 자책하고 있다. 착지과정에서 김정은이 자신의 발을 밟으면서 발목을 다쳤기 때문이다. 경기 후 라커룸에서 박지현은 미안함과 자책감에 정상적인 대화가 어려울 정도로 크게 운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그간 박지현이 성장을 위해 많은 질책을 받아왔는데, 이제는 좀 어루만져주면서 용기를 북돋아줘야 할 것 같다"며 어린 선수가 받았을 마음의 상처를 걱정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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