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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이제 점프가 안된다는 게 느껴져요."
위기도 있었다. 2쿼터 공격 리바운드 상황에서 착지를 잘못해 오른쪽 무릎을 다친 듯 했다. 벤치로 나갔던 오세근은 다시 코트로 돌아와 언제 다쳤냐는 듯 점수를 쌓았다.
선수가 가장 괴로워할 때, 마음은 청춘인데 몸이 따라주지 않을 때다. 현실을 인정하지 못하면, 코트에서 낙오하는 시간도 빠르게 다가온다. 영리한 오세근은 이제 현실을 인정하고, 자신이 나아가야 할 길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오세근은 "이제 점프가 안된다는 걸 느낀다. 그러니 쉬운 슛도 놓친다"고 말하며 "이런 문제를 어떻게 잘 풀어나갈지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모비스전이 좋은 예다. 오세근은 "경기 전 등에 담이 왔다. 시작부터 몸싸움을 자제하며 플레이를 하자고 했는데, 오히려 슈팅 밸런스를 잡는 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유독 미들슛의 감이 좋았던 경기였다.
오세근은 한 때 KGC 공격의 7할 이상을 주도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그는 "우리 팀 후배들이 공격적인 선수들이 많다. 이제 나는 빈 공간을 찾아가는 움직임을 생각한다. 감독님도 그런 주문을 하신다. 내가 이렇게 움직이면, 어떻게 찬스가 나겠다 생각하며 경기에 임한다. 열심히 움직이다 보니, 좋은 패스가 들어온다"고 말하며 웃었다.
김 감독은 "오세근이 농구를 더 오래 하려면 이런 식으로 하는 게 맞다. 몸만 정상이라면 매우 무서운 선수다. 그런데 좋지 않은 가운데도 이렇게 하는 걸 보면 대단한 선수인 게 맞다"고 했다. 오세근은 확 바뀐 자신의 농구에 대해 "그동안의 경험에서 나오고 있다"고 말하며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만이 가질 수 있는 노력의 산물임을 밝혔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