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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프로농구가 올스타 브레이크를 마치고 30일 후반기 리그를 재개한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커리어도 가지각색인 3명 모두 감독 첫 시즌부터 각자의 색깔을 팀에 입히며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주목받는 사령탑은 전반기 16승1패, 9할4푼1리의 승률로 팀을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는 김완수 감독이다. 박지수라는 초특급 센터에다 FA로 강이슬까지 영입, 선수 라인업에선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임은 분명하지만 김 감독이 이들을 묶어 기대 이상의 시너지 효과를 내게 하고 있다. 오히려 이 멤버로 우승을 못하면 실패라는 주위의 평가와 기대가 큰 부담감으로 다가올 수 있겠지만, 김 감독은 이조차 선수들의 긴장감이 풀어지지 않도록 하는 메시지로 잘 활용하고 있다.
하나원큐에서의 코치 경력은 4년으로 짧지만, 온양여중과 온양여고에서 10년 넘게 지도자 생활을 하며 다진 여자 농구선수들의 특징을 정확히 꿰뚫고 있는 것이 성공 비결이라 할 수 있다. 또 전임 안덕수 감독이 박지수를 중심으로 한 센터 중심의 플레이였다면, 김 감독은 빠른 공수 트래지션과 패싱 그리고 박지수의 수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지역 방어와 함께 강이슬이라는 걸출한 슈터를 잘 살리기 위한 공수 전략 등 디테일이 강한 스타일로 팀을 변모시키고 있다. 때론 우직하게 존 디펜스를 끌고 가면서도,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처럼 변화무쌍한 전술을 구사하는 팀을 만났을 때는 맞춤식 전술로 맞불을 놓으며 KB스타즈와 우리은행의 대결을 여자 프로농구 최고의 '명품 콘텐츠'로 만들고 있다.
박정은 감독은 선수로선 큰 두각을 못 나타냈던 앞선 두 감독과 달리 한국 여자농구의 슈퍼스타 출신이다. 삼성생명 한 팀에서만 뛴 프랜차이즈 선수로, 친정에서 3년간 코치 생활을 하고 WKBL 경기운영본부장을 역임한 후 BNK에서 첫 사령탑에 올랐다. 김한별 강아정 등 두 베테랑을 영입, 6개팀 중 가장 젊은 라인업의 구심점 역할을 맡기고 있다.
시즌 초중반까지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진 못했지만 지난해 최하위에 그치며 패배감에 빠진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으면서 이번 달 들어 2연승을 달리고, 선두 KB스타즈전에선 연달아 대등한 경기를 펼치는 등 서서히 전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경기 태도가 좋지 못했던 베테랑을 아예 라인업에서 빼버리고 대놓고 쓴소리를 하는 강력한 카리스마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선수들의 특징을 잘 파악해 장점을 끌어올리는 능력이 뛰어나기에 후반기를 더욱 기대케 하고 있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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