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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한국 여자농구가 월드컵 무대에서 마침내 12년 만의 첫승을 이뤄냈다.
강이슬이 37득점-8리바운드-5어시스트로 맹활약을 했고, 김단비(10득점-6리바운드-8어시스트) 박혜진(16득점-7리바운드) 박지현(13득점-6어시스트) 등이 고르게 힘을 보탰다.
한국 여자농구가 월드컵 본선에서 승리를 거둔 것은 정선민 감독이 현역이던 2010년 체코대회에서 8강에 오른 이후 12년 만이다. 2014년(13위), 2018년(14위)에도 월드컵에 도전했지만 모두 3전 전패로 물러난 바 있다.
이날 경기 초반만 해도 한국은 이전 2연패의 악몽을 재현하는 듯했다. 극심한 슈팅 난조에 리바운드 싸움에서 번번이 밀렸다.
1쿼터 2분32초가 돼서야 김단비가 3점포를 성공시킨 게 첫 득점이었다. 이 때 스코어는 3-9. 갈 길이 멀어보였다.
하지만 한국의 집중력이 살아났다. 악착같은 수비 조지력을 회복한 한국은 상대의 턴오버를 유도하고, 속공으로 대응하며 차근 차근 추격에 나섰다.
1쿼터 종료 3분8초 전, 박혜진의 절묘한 가로채기에 이은 단독 드리블-레이업으로 첫 리드(16-14)에 성공한 한국은 침묵하던 외곽포 감각까지 살려내며 안정을 찾아갔다.
1쿼터를 25-20으로 웃으며 마친 한국은 2쿼터에도 페이스를 잃지 않으며 45-37로 점수 차를 더 벌리는데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강이슬의 맹활약이 돋보였다. 강이슬은 득점, 리바운드, 스피드 등 혼자서 팀 분위기를 살리는 투혼을 펼치며 한국 농구의 매운맛을 선보였다.
3쿼터 초반 한국이 50-43으로 앞서는 골을 넣었을 때 강이슬은 이미 25득점으로 한국 전체 득점의 절반이나 책임진 상태였다.
이후 박혜진을 주축으로 한 3점포가 터지기 시작하며 상대의 기를 바짝 눌렀다. 높이는 좋지만 체력에서 열세를 보이기 시작한 보스니아는 한국의 스피드를 따라잡지 못해 허둥지둥했고, 한국은 느려진 보스니아를 상대로 외곽과 속공을 벌갈아 구사해 효과를 봤다.
이 덕분에 한국은 76-52로 크게 앞선 채 3쿼터를 마치며 일찌감치 승리를 예고했다. 4쿼터 들어서도 한국은 가로채기와 활동량을 앞세워 추격의 여지를 주지 않았고, 종료 2분30초 전 정선민 감독은 식스맨을 교체 투입하며 승리를 맞이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